[옯리지널] 수능 끝난 주술고전
“좋은 아침이다, 3학년 1반 친구들아! 오늘도 산뜻한 조회로 하루의 문을 활짝 열어보자고! 그럼 출석부터 부른다!”
“...그런데 사람이 왜 이렇게 없니…?”
“수능 끝난지 한달 됐어요. 뭘 기대한 거예요?”
“이제는 무단결석 무단외출도 쌤들이 안 잡던데요. 요즘 애들이 아주 개망나니가 됐어요.”
“아무리 그래도 친구들한테 그런 심한 말을…!”
“저희같이 착실한 애들이나 손해보는거죠. 이럴거면 그냥 조회도 패스하시죠. 오늘 점심메뉴 정도만 알려주시고…”
“연어.”
“응?”
“오늘 점심. 연어라고.”
“아, 고마워. 수능이 끝나도 식단표를 외우고 다니는구나.”
“그나저나 선생님, 오늘 유독 기분이 좋아보이시네요.”
“아, 그건 말이지…”
“무려 일주일만에 우리 반 반장이 등교했기 때문이야! 오랜만이니 모두 박수로 맞아주자고!”
“아픈 거 벌써 다 나았대요?!”
“응!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ㅅㅂ… 그 ㅈ같은 새끼가 돌아와버렸네… 이번에는 또 무슨 지랄을 할까.’
(드르륵)
(쿵)
“얘들아, 친구가 돌아왔으면 인사 좀 해줘라.”
“그나저나 지난주보다 사람이 절반으로 줄었네.”
“책상에는 먹다 남은 과자봉지에 음료수… 파리 꼬이겠다.”
“교실 뒤쪽에 의자 붙여놓은 건 뭐야? 아주 침대를 만들어놨네?”
“털 같은거 떨어져있는 건 또 뭐야? 바닥 청소도 안했구나?”
“보나마나 하루종일 인스타랑 유튜브만 쳐다보고 있었겠지. 그 시간에 운전면허 공부나 토익 공부를 하면 어디 덧나? 수능공부도 열심히 안 한 주제에.”
(긁힘)
“어쩔 수 없네. 또 내가 할 거리를 던져줘야 너네가 시간낭비를 안하지. 아직 컨디션 회복도 완전히 안됐지만 힘내서—”
(쾅)
“또 뭘 시키려고? 학교 돌아다니면서 쓰레기 줍기? 노인복지센터에서 봉사하기? 생기부 채우기도 끝난지 한참 됐는데 왜 그러는 거야? 우리 반이 전교에서 출석률 꼴찌인 데에는 이유가 있어!”
“그… 얘들아 일단 진정 좀 하고… 돌이켜보면 이게 다 추억이야. 특히 선한 영향력을 퍼뜨리는 활동일수록 기억에 남잖아, 그치?”
“너네도 학창시절의 마지막을 이렇게 무의미하고 재미없게 보내고 싶진 않을거잖—”
“아가리 다물어, 반장. 그걸 왜 네가 판단해? 우린 우리대로 의미있고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까 참견하지 마.”
“너희가 말하는 의미있고 재미있는 시간이라는 게… 설마 하루종일 아이패드만 들여다보고 있는 거야? 넷플릭스 애니 하루만에 다 몰아보기 그런거?”
“마침 얘기 잘했다, 반장. 수능도 끝났으니 선생님들도 웬만하면 참견 안하려고 하지만, 이렇게 매일 미디어에 절여진 삶은 건강에 안좋을 뿐더러 즐겁지도 않아. 한번씩 밖에서 몸도 움직여줘야 하루하루가 기분 좋아진다고. 실제로 지난학기 단체 봉사활동 보고서에서 학생들 모두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줬어.”
‘그건 생기부에 들어가니까 억지로 쓴 거고 선생 ㅅㄲ야…’
“어차피 너네들 달리 할 것도 없잖아? 그래도 반장이 아픈 몸 이끌고 와줬는데 뭘 준비해왔는지 들어는 보자. 다 너희를 위해 준비한건데.”
“감사합니다, 선생님.”
“그럼 주술고전 주최 환경보호 캠페인 프로젝트를 소개할게…”
(본능적인 거부반응)
“일단 전교생한테 구글 설문지를 돌리는 것부터 시작할거야—”
.
.
.
.
.
“기록 – 6일만에 빼앗긴 잉여로운 시간"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먹튀라는 표현이 맞는건진 몰겠다만 과탐이고 3시간 수업료 12만원임 수능 전...
-
올해 입시에서 메이져 연원 인제 말고는 너무 불안정해서 수험생들이 꺼려하는것 같은데..
-
트리 꾸며드리고싶은데 19
혹시 트리 링크 올리셨던 분들 댓글 한번만 달아주세요ㅠ.ㅠ 일일이 찾아다니다가...
-
심심할 예정임뇨
-
https://orbi.kr/00070126963 이런 글처럼 분석해 드립니다
-
교차지원하는 이과고 진로는 세무사 하려고해 국수잘 탐망이기도 하고 해서 냥붙 중떨인...
-
엎코사님의 트리에 메시지를 남겨주세요! #내트리를꾸며줘...
-
변표가 무서운 이유 21
8칸이 1칸이 됨 변표 적용 전 적용 후
-
쪽지를 상대방한테 보냈는데, 상대가 읽기전에 삭제하면 상대가 못읽음???
-
충남대에서 반수.. 16
서울이 너무 가고싶은데 군전역 후 지금 22살인데 반수하는거 어케 생각하시나요.....
-
어떻게 그런 걸 스토리에 올릴 생각을 하지
-
항문털 제모하고 미백크림 발라서 항문색 착색된거 없애고 혹여나 흑미알갱이나...
-
예상점수 이상이면 함 써볼 만한가?
-
이 과는 문과 쪽에서는 좀 높은 과인가요? 고속이랑 텔그에선 소신인데 진학사는...
-
이번년도 말까지 써야되는 돈이 있어서 작년 n제라던지 교재 추천해주시면 정말...
-
입금완료했다고 댓도 달아야함?
-
성대 입시 잘 아는 분들 !!!제발요 제발 와보세요 !!! 10
성대 공학계열이 23년도까진 투합이 많이 돌았는데 24년도에 갑자기 줄어든 이유가...
-
내가 타석에 섰을때는 갑자기 티볼로 바껴있었음.. 그래도 무튼 2루타 쳐서 기분...
-
일단 등급은 3등급 정도 되고, 계산실수(푼 문제를 틀리거나 문제를 못풀거나 그것...
-
샤워하면서 오르비를 하는거임 극한까지 오르비하는 시간을 극대화 시킨다는 마인드임...
-
카이스트 식으로 510.1정도 나오는 데 가능할까요? 작년엔 고속 컷보다 5점 넘게...
-
️ 연세대학교 중앙새내기맞이단에서 25학번 아기독수리들을 환영합니다 ⭐️ 0
⭐️ 연세대학교 25학번 아기독수리들 주목 ⭐️ 안녕하세요! 연세대학교...
-
확통사탐 사반수생 근황 13
확통사1과1 오수생
-
15분에 1개...
-
왜 아무도 없지
-
또 누군가 나와서 김민주 vs 김나경 쓰겠지...
-
거의 확실한것같은데… 성적은 지방의 연치정도 됩니다…!
-
가군에 있는곳만 가고싶은데.. 군제도 진짜 너무짜증난다
-
갓다오니깐 머가 많냐 왜케
-
이천이십융캉년도 김준쌤들을때는 30년에한번뜸 있는 사담 소중히 북마크해둿는데 ㅋㅋㅋ...
-
하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사라지고 있음
-
살겄다
-
영문인데요.. 0
10명 뽑고 지금 41명 중에 19등입니다. 작년엔 21명 뽑고 추합 28명...
-
걍 진학사 보고 정해야하나
-
숭실대 추합 0
추합되면 전화가 따로 오나요 아니면 추가합격 몇 명 빠졌는지 조회할 때 합격이라고 뜨나요?
-
잠시 안녕 23
-
쉽게 번돈은 쉽게 나가게 되어있습니다 1억을 100억으로 불려본 사람은 100억을...
-
결국엔 나만 손해인 것.. 이해하려 하지말고 외면하는 것이 상책인 것..
-
공통 14,15,20,21,22 선택 30 김범준 스블 들어도 되려나요
-
현우진 입시설명회 광주에서 언제어디서 하시는지 아시는분 ㅠ
-
어디가 낫나요? 경희대 식품생명공(추합), 스마트팜과학(최초합) 건대...
-
와 진짜 영원한 강자는 없구나
-
무파사 영화 망했다며ㅠㅠ 일욜 개같이 출근해야하네에..
-
아니 용돈 정돈 줄 수 있지 않나 내가 뭐 cpa 자금 다 대달라 한 것도 아니고...
-
그냥 26학번 27학번 모두 5000명씩 뽑아도 됨 그것도 나쁘지 않을듯
-
독서실 월급 20+자리제공해서 좀 깎았는데 ㅎㅎ
-
비포애프터 비포애프터 비포 애프터
-
한양대칸수=연대칸수 11
사탐 백분위 99 100이라 울었어 .... 둘다 낮과인데 4칸 뜨네요 이러면 냥대...
안봤지만 정성추
안봤지만 개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