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mplicius [1194047] · MS 2022 (수정됨) · 쪽지

2024-12-18 13:2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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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 진학을 고려하는 학생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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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현재 한의대에 재학 중인 학생입니다

제 자그마한 경험을 써볼까 해요.


사람은 개개인마다 고통, 지루함에 대한 역치가 달라요

정말정말 하기 싫은 일을

'그냥' 10시간씩 앉아서 묵묵히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성과가 나와주거나 흥미가 유발되어야만 집중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후자의 경우, 대개 정시N수INTP이과남학생의 경향을 보입니다.

보통 의사가 되고 싶어서, 한의사가 되고 싶어서 대학을 희망하지

pseudo-고등학생 짓을 6년 동안 한다는 점은 간과하기 쉽습니다.


일말의 흥미도 없으면 6년이 결코 쉽지가 않습니다

고등학생 시절에는 사회적 합의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열심히 공부하는게 정상이고, 어른 되면 좋아하는 것을 찾으라는...


성인이 되면 그런게 없습니다

내 길이 아닌 것 같으면 오롯이 나의 책임입니다.

열심히 공부할 의욕이 없어도, 잔소리 따위는 없습니다

다만 D와 유급으로 스트레스를 주는 교수들이 있을 뿐


그러다 보면 졸업만을 바라보며, 시체처럼 학교를 다니는 본인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진취적인 사고는 줄고, 작은 사회에서 지내며 작은 시야로 살아갑니다.

통암기로 뇌세포를 채웠다가 다시 표백합니다. 하드 디스크의 배드 섹터처럼, 뭔가 멍청해진 것을 느낍니다.


문득 고등학교 친구들을 떠올려 봅니다.

다들 바빠 보이지만, 눈에서는 빛이 나네요

졸업 이후의 진로를 정하는 대신,

나는 6년간 영혼을 잃었습니다.


다만 홀로 침전함에도, 이따금 나를 부러워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가라앉으며 엄지를 들기에는, 이젠 좀 지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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