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gnita Sapiens [847641] · MS 2018 · 쪽지

2024-09-09 16:38:13
조회수 3,749

저는 사실 여러분을 상대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복습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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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분 '공부의 왕도'를 한번이라도 보신 적이 있을까 합니다. 혹시 안 보셨다면 꼭 한번 보시길 바랍니다.








 과거 유튜브에 ebsi 공부의 왕도가 나왔던 시기, 제가 보았던 것 중에서 매우 기억에 깊이 남은 인상 깊은 사례가 있었습니다. 아마 전교 1등을 하던 여학생으로 기억하는데, 스스로 '말하기 공부법'이라고 지칭을 하더군요.




 집에서 공부를 다 하고 나서, 마무리를 할 때 저녁에 어머니(주로 집에 어머니가 계셨나 봅니다)를 자기 방으로 불러서, 그간 공부하고 이해한 것을 선생님처럼 가르쳐주는 방식으로 복습을 하더군요. 심지어 가끔 엄마가 없는 경우에는, 곰인형 같은 것을 앞에 두고 설명하기도 하였습니다.




 이 외에도 이런 비슷한 이야기가 '메타 인지' 관련해서 검색을 해도 굉장히 무수히 나옵니다. 정확히 머리 속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는 모르지만, 교육학에서도 '학습 피라미드'라고 해서 얼마나 공부한 기억이 잘 휘발되는지를 측정해보았는데, 아래 피라미드 같이 나타났답니다.







단순히 강의를 듣거나 읽는 것은 5~10%에 불과한데, 앞에서 직접 하는 것을 보여주기, 토론하기, 직접 연습해보기 다음으로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것으로 갈 수록 학습 효율이 급격히 상승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https://tracyharringtonatkinson.com/the-learning-pyramid/






 특히 위 피라미드가 시사하는 바는, 우리가 평소 강의를 열심히 듣고 교과서를 열심히 읽는 것으로 충분한 공부가 된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학교에서 남을 가르치거나 토론을 할 기회 따윈 없습니다. 다들 입 닥치고 자습하고 있거든요. 그러면서도 우리는 높은 학습 효율을 달성해야만 성적이 오르기에, 교육 현장에서 실제 진행되는 것과, 본질적으로 각 개인이 성적 향상을 위해 하는 일이 크게 괴리되어 있습니다.




 제가 잠깐 미국 초등학교를 다닌 적이 있었는데, 혼자 자습하는 시간이 더 드물 정도로 활발히 상호간의 교류와 학습이 많았습니다. 특히 전 나이도 1살 정도 많았었고, 뛰어난(?) 아시안, 코리안 학생이었기에 수학 시간에 정말 잘 풀었습니다. 당시 나눗셈을 하고 난 이후 나머지 몫을 적절히 처리하는 것에 대해서 배운 적이 기억나는데, 많은 학생들이 어려워했습니다.




 그래서 재미있었던 것이, 선생님이 단순히 잘 못하는 학생을 따로 모아서 다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끼리 먼저 이해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가르쳐주도록 매우 적극적으로 장려하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해를 못하면 그때 가서야 선생님한테 질문하러 갔습니다. 아쉽게도 당시 제 영어가 부족했기에, 어림잡아서 나머지 남은 몫을 다시 한 번 더 나누는 것을 제대로 설명을 못해주고 수식으로 쓰기만 했는데, 다들 고개를 갸우뚱 하더군요.




 이 외에도 대학에서도, 저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그렇겠지만 한번 직접 원고를 외워서 발표를 해본 것은 뇌에서 잘 잊혀지질 않습니다. 전 아직도 2019년에 '식용 달팽이에게 음식물을 먹여서 환경 오염도 막고 식용 달팽이도 키워서 팔자!'라는 아이디어로 발표한 내용이 생생히 기억납니다.










 비슷하게 '메타 인지'를 검색해보면, 공부 잘 하는 학생들과 못 하는 학생들을 모여서 영어 퀴즈를 보았는데, 중요한 것은 영어 퀴즈 성적 자체가 아니었습니다. 퀴즈를 보기 전에, '내가 제대로 기억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영어 단어 개수가 과연 몇 개인가'를 먼저 물어보았습니다.




 놀랍게도 공부를 잘 하는 아이들은 1명 빼고 모두 정확히 자신이 예측한 단어 수와, 실제 단어 테스트에 적은 개수가 일치하였습니다. 1명은 또 그나마 오히려 자신을 과소평가해서, 1개를 덜 외웠다고 생각했다가 틀린 것입니다. 반대로 공부를 상대적으로 못 하는 학생들의 경우 중구난방이었습니다. 자신이 실제 맞춘 영어 단어 개수를 정확히 예측한 사람이 매우 적었습니다.




 '메타 인지'에서 '메타'라는 것은, 생각에 대한 생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생각이 단편적이고 1차원적으로 끝난다는 것이 아니라, 그 생각에 대해서 여러가지 평가를 할 수 있는, 한 단계 더 생각하는 역량이 있다는 것입니다.




 

내가 많이 알고 있냐 보다도, 내가 많이 알고 있냐를 점검하고, 객관적으로 얼마나 알고 있고 그게 정확한지 판단하는 메타 인지는 뛰어난 성적의 비법이라고 예전부터 알려져 왔습니

https://www.openads.co.kr/content/contentDetail?contsId=9861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남에게 말해보는 것은, 일종의 자기 테스트와도 같습니다. 자신이 정말 설명하는 것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면, 설명 중에 막힘이 없어야 합니다. 그런데 스스로의 논리나 풀이 과정에 문제가 있다면, 남들에게 설명하기 위해서 정리를 하는 과정에서 에러가 납니다.




 제가 중학생 때 이 말하기 공부법, 남에게 설명하기 공부법의 위력을 실감한 적이 한번 있었습니다.




 아마 정보 올림피아드로 기억하는데, 당시 제가 다니던 중학교가 나름 명문 중학교이고 선생님들도 명문대 출신이 많으시는 등 좋은 환경 여건이었고, 나름 교육열이 포항에서도 높던 지역이었거든요. 그래서 과학고등학교나 영재고등학교를 준비하는 학생들의 이야기나 자료를 얻는 등 굉장히 어려운 문제를 많이 접해본 바 있습니다.




 당시 정보 올림피아드에 출제된 문제였는데, 당시 제 과외 선생님이 해당 문제에 대한 해설을 해주셨습니다.











 문제는 이것입니다. 여러분은 죄수이고, 여러분을 포함해서 n명의 죄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간수는 하루에 n명 중 한 명씩, 랜덤하게 뽑아서 교도소의 어느 방에 데려갑니다(비복원 추출입니다). 거기에는 전구가 있는데, 전구는 오로지 on off 2가지 조작만 가능합니다. 이때 교도소장이 제안을 합니다, 모든 죄수 n명이 최소 한 번씩 해당 방에 들어갔다 나온 이후, 당신이 그 사실을 알아서 알아차리고 맞추면 모두가 석방이라고 했습니다. 좀 박진감을 위해서, 만약 틀리면 무조건 전원 사형이라고 가정해봅시다.




 각 죄수들은 당연하게도 서로 소통하지 못하며, 오로지 해당 전구가 있는 방에 들어가서 on off 스위치를 누루는 행동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이때, 여러분은 최소한의 기간으로(하루에 한 명씩 방에 들어가니까, 쉽게 말해서 죄수들의 입출입을 최소한으로 해서) 모든 죄수가 전구가 있는 방에 최소한 1번 씩은 방문했을 때를 맞훠야 합니다. 어떻게 해야할까요?




 제가 기억을 100%하지 못하기에 문제 자체의 풀이에 집중하지는 마십시오. 대략 저런 느낌의 문제였습니다. 이상한 꼼수 이런건 당연히 안되고, 뭐 무한대 일 수 이후 이딴 것도 안됩니다 당연히. 모두가 빨리 교도소에서 나가고 싶어하는데, 이 소원을 최대한 빨리 달성할 수 있는 때는 언제입니까? 입니다. 물론 모든 죄수는 시작하기 전에 딱 한번 미리 계획이나 합의를 할 수 있습니다. 어떤 계획을 세워야 모두가 최대한 빠르게 출소할 수 있을까요?










 문제 풀이는 대략 이렇습니다(이 또한 정확히 기억은 나질 않습니다). 모든 죄수에게 약속을 하는 것입니다. 만약 전구가 있는 방에 '처음'들어갈 경우, 전구를 무조건 키자고 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 들어갔는데 이미 켜져있다? 그럼 그냥 나옵니다. 그리고 당신은 무조건 전구가 있는 방에 들어갈 때마다 전구가 켜져있으면 꺼버리고, 꺼져있으면 그대로 두는 것입니다.




 좀 운이 안 좋아서, 어느 죄수 한 명이 계속 전구가 있는 방에 불려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계획을 세우면 걱정이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주인공 당신의 행동입니다. 당신은 전구를 끄는 횟수만 기억하는 것입니다. 일단 당신은 전구를 한번 끄는 순간 이미 들어간 것이니, 당신의 출입 여부는 신경 쓸 필요가 없습니다.




 극단적으로 정~말 운이 좋아서, n-1명이 각각 딱 한 번씩 방에 들어가고, 그 각각의 죄수가 나갈 때마다 환상적인 우연으로 딱 당신이 바로 그 다음에 들어갔다고 해봅시다. 그럼 당신은 한 번 들어갈 때마다, 다른 죄수 1명이 들어갔다가 나온 것을 전구를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그때마다 당신은 전구를 한 번 끄고, 그것을 카운트하는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n-1명이 들어갔다 나오면, 자연스럽게 당신은 n-1번 만큼 전구를 끄면 되고, n-1번을 확인하는 순간 외치면 됩니다. 모두가 최소 한 번씩 들어갔다 나왔다고.




 약간 운이 안 좋아서, 당신이 딱딱 그때마다 맞춰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n-1명이 한 2번 정도 씩 불려들어갔다고 생각해봅시다. 그럼에도 큰 문제는 되지 않습니다. '최초 1번' 입장할 때만 전구를 키기로 약속했으니, 2번 입장하는 죄수는 2번째에서는 전구를 작동시키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당신은 특정 죄수 한 명이 2번 들어간 경우를 셀 일이 없습니다. 만약 '최초의 출입 때'만 전구를 키지 않고, 매번 들어갈 때마다 전구를 킨다고 하면 모두가 사형당하기 쉬울 것입니다. n-1명 중 한 명의 죄수가 n-1번 왔다갔다 들어갔고, 그것을 당신이 다른 죄수가 들어간 것으로 착각해서 n-1 카운트를 해서 외칠 수가 있기 때문이죠.




 그러나 각자 '최소 1번 씩' 전구 방에 들어갔다 나온 것만 확인하면 됩니다. 각 죄수가 2번이든 3번이든 중복으로 다녀올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사람들은 최초 입장 때에만 전구를 조작하므로, 한 죄수가 여러번 출입을 한 것을 카운트하지 않고, 오로지 모든 죄수가 딱 1번 씩 최초 입장만 카운트 할 것입니다.











 이와 비슷한 문제가 국제 수학 올림피아드에도 나오는 것 같더라구요. 관심 있으시면 다음 링크 문제도 참고해보십시오. 위의 문제도 그렇고 학생들 입장에서 쉽게 이해하도록, 죄수라던지 거북이, 괴물 등을 등장시켜서 비유를 하던데, 제 생각에는 원래는 온갖 어려운 수학 용어로 된 문제를 일부러 학생도 이해하거나 상상하기 쉽게 비유와 예시를 들어주는 듯 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7dZ_MJRKVPQ&t=185s&ab_channel=12Math






 혹시 위 정보올림피아드 문제 풀이에서 문제점을 느꼈나요? 전 처음 설명을 들을 때는 전혀 문제점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캬 이게 맞구나 역시 수학 선생님은 똑똑하시네~ 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문제를, 당시 중학교 같은 반의 수학을 매우 잘하던 친구에게 설명을 하다보니, 바로 말문이 막혔습니다. 문제에서는 일부로 '최초의 전구 상태'를 '모른다'고 제시해줬는데 선생님의 풀이에서는 그 부분을 그냥 무시하고 넘어갔거든요.




 그래서 처음 친구한테 설명하는데, 잘 말로 설명하다가 중간에 턱! 하고 막혀버렸습니다. 만약에 최초의 전구가 켜져있었다면, 주인공은 n-1번이 아니라 n번을 세야 합니다. 만약 최초의 전구가 꺼져있었다면, 주인공은 n-1번만 카운트하면 됩니다.




 아니 뭐 쉬운 문제 아니냐? 그냥 n번까지 세는 것으로 하면 되지 않느냐? 라고 할 수 있는데 그 순간 여러분은 평생 출소를 못하는 것입니다. 최초의 전구가 커져 있었다고 상상하고, 주인공이 n번을 카운트 하려고 기다리면 무한정 기다리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실제로는 최초의 전구는 꺼져있었기에, 모든 n-1명의 동료들이 각자 최초의 1번 씩만 전구를 키고, 이후에는 절대로 전구를 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죠.




 그러니까 절대로 오지도 않을 n번째 카운트를 기다리기 위해서 하염없이 기다려야 합니다. 이것은 최초의 전구 상태가 무엇인지가 알려지지 않았기에 생기는 딜레마입니다. 이걸 깨닫는 순간 제 말문이 막혀버렸습니다.









 그래서 당시 꼬박 하루(이런 문제를 제한시간 당일 내에 풀어야 하는데 이런 대회에서 상을 받는 학생들이 참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를 고민해서 보완책을 생각해보았습니다. 그리고 결국 답을 찾았습니다.




 이번에는 '모두에게 2번 씩 전구를 키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최초에만 전구를 키는게 아니라, 2번째 출입을 할 때도 전구가 만약 꺼져 있었다면 키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제 경우의 수를 나눠서 살펴보겠습니다. 만약 전구가 최초에 꺼져 있었다면, 주인공은 별다른 걱정 없이 2(n-1)을 카운트하고 바로 말하면 됩니다. 2n - 2이죠.




 만약 최초의 전구가 켜져 있었다면, 2(n-1) + 1 = 2n - 1번만 카운트하면 됩니다.









 좀 이해를 돕기 위해서 n = 5라는 임의의 숫자를 주겠습니다. 그럼 '최초에 전구가 꺼져 있었던 경우' 에는 8번을 카운트하면 되고, '최초의 전구가 켜져 있었던 경우'에는 9번을 카운트하면 됩니다.




 이 때 여러분은 걱정할 필요(틀려서 사형당할 필요)없이, 8번을 카운트하는 순간, 그러니까 2n - 2를 카운트하는 순간 외치고 당당히 출소하면 됩니다. 왜냐? 모든 죄수에게 '2번 씩' 전구를 켜라고 하였기 때문입니다.




 앞선 최초의 풀이에서 딜레마는, n-1번을 카운트 한 이후 과연 n번을 카운트 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지가 걱정입니다. 잘못 말하면 사형 당하고, n-1 번 카운트를 한 순간 모든 죄수가 한 번씩 방에 들어갔었더라면, 아무도 더 이상 조작을 하지 않을 것이고 n 번 카운트하는 일은 영원히 오지 않기에 자연스럽게 종신형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근데 2번 씩 조작을 시키면 이런 딜레마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전구의 최초 상태와 상관없이, 2n - 2를 카운트하는 순간 그냥 외치고 나가면 됩니다. 사형당할 일은 없으며, 2n - 1 그러니까 한 번 더를 기다릴 필요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2n - 1을 카운트 하는 순간, 모든 죄수가 최소한 한 번씩 전구 방에 들어갔다 나온 것이 보장되거든요.




 당시 칠판에 적어가면서 열변을 토해가면서 수학 선생님께 제 풀이를 설명하고 납득 받았었는데, 확실한 수식 비교 없이 글로만 표현하려니 좀 어렵습니다. 이해가 안 가더라도 조금만 필기를 하고 생각을 해보면 제 풀이가 확실한 풀이임을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예상보다 수학 문제 풀이 설명에 너무 많이 분량을 할애해버렸습니다. 하여튼 이해가 만약 안되면 직접 n = 3,4,5 집어넣으면서 확인해보면 바로 알아차리실 것입니다. 




 이처럼 남을 설득한다는 것은 좀 어려운 작업입니다. 일단 나 스스로가 설득하고, 인정하고 이해가 가능한 과정을 먼저 정리해야지 남에게 설명하는 것이 가능하거든요. 간혹 뭐 뇌를 안 거치고 말하다가 개ㅅㄲ가 되었네 하는 커뮤니티 사례도 있는데, 그건 다른 사람의 상황 등을 고려하지 않아서 생긴 문제이지, 당연히 우리가 반사적으로 비명을 지르는 것 아닌 이상 뇌를 거치게 되어있습니다.




 만약 제가 당시 다른 친구한테 설명해보는 스스로 연습을 하지 않았었더라면 영원히 틀린 풀이를 맞다고 착각하고 살았을 것입니다. 이처럼 남에게 설명을 해보고, 스스로 점검해보고, 더불어서 그 설명을 들은 남의 반응을 들어보고 평가나 심사를 받아보는 것이 참 중요합니다.




 그래서 전 나이를 좀 먹고 경험이 쌓이니까 왜 면접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불과 면접을 5분 10분 정도로 짧게 하는지 등을 좀 이해가 가능하더라고요. 저도 올해 초에 서울대 뇌인지과학과 교수님과 면담을 하면서 깨달은 건데, 정말 날카로운 질문을 받고 바로 입이 열리지 않으니까 스스로가 무식하다는 것을 단숨에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뭐 포트폴리오나 자소서에 거짓말쳤다,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스펙 때문에 썼다 싶으면 그냥 질문하면 됩니다. 반응 속도만 보아도 대충 얼마나 신경을 썼는지가 느껴지더군요.













 제가 개인적으로 정치에 관심이 많으면서도 정치인들을 불신하고 증오한다고 했잖아요. 특히 대정부 질문이라고, 국회의원들이 장관이나 총리한테 공개 질의와 즉각적인 응답을 받는 자리가 있습니다. 그걸 보면 개그콘서트 못지 않은 장면들이 많이 있습니다(그래서 전 특히 정치와 관련해서 웃기면 '개그콘서트'라는 제 블로그 항목에 따로 저장을 해둡니다)




 과거 황교안 총리에게, 김광진 국희의원(수통의 심각한 노후화를 공론화한 젊은 정치인으로도 유명함)이 '테러 방지법 논란' 당시 테러 방지 관련된 조직이 있다고, 그 의장이 누구냐고 묻는 영상이 있는데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었습니다.






황급히 총리, 본인으로 알고 있다고 대답합니다. 그 이후에도 여러 질의가 이어지는데, 한 번 삔트가 꼬여서 그런지 이후에는 횡설수설을 하더군요. 정치를 잘 모르던 제 고등학교 친구도 해당 영상을 보고 엄청나게 웃던데, 저도 웃겼습니다. 이렇게 단순히 질문을 하고 답변을 받아보는 것 만으로도 해당 인물의 됨됨이라던지 지식, 권한, 진실성 여부, 이해도를 알 수 있습니다. 흔히 커뮤에서는 '어느 정치인이 누굴 팩트로 두들겨 팼다'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ewuaWZjgvoI








 이처럼 일상 생활이나 대정부 질의에서도, 질문과 대답, 정확한 설명은 매우 중요합니다. 교수님들 중에서도 어려운 것을 대단히 쉽게 표현하는 강의력이 뛰어난 사람이 있고, 질문도 제대로 이해를 못하고 쉬운 것을 거꾸로 대단히 어렵게 설명하는 교수님도 계십니다. 예전에도 말했지만 잘 하는 것과 잘 가르치는 것은 전혀 다른 역양입니다. 다만 최소한, 여태까지 보면 잘 설명하는 사람은 항상 잘 하는 사람이기도 하더군요.




 이 외에도 이번에 의료 대란으로 인해서, 보건복지부가 급히 국방부로부터 군의관을 빼와서 응급실에 투입했는데 군의관들의 전문성 부족 및 과도한 업무 과중, 그로 인한 의료 사고 발생 위험과 책임에 대해서 부담을 느껴서 복귀하기도 하였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기자가, 보건복지부 담당 관료에서 이런 상황에 대해서 지적하고 군의관 투입이 실효성이 없는 것 아니냐고 하니까, 뭔가 뚜렷한 근거를 대지도 못하면서 어찌되었든 도움은 될 것이다 라는 식으로 앵무새처럼 답변을 하더군요. 딱 말하는 꼬라지를 보니까, 정확히 군의관을 몇 명 투입하면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지, 현재 포기하고 복귀한 군의관이 얼마나 있는지, 정책이 정확히 얼마나 실효성이 있는지를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느껴졌습니다. 이런 식으로 일하고도 월급 받는다고 들으니 참으로 안타깝고 웃음이 나옵니다.









돈 벌기 진짜 쉽네 ㅋㅋㅋ

https://www.youtube.com/watch?v=974lNNGyU-E





 

 제가 개인적으로 공개적인 글을 쓰면서 댓글의 재미를 좀 알게 되었습니다. 크게 공감하는 댓글을 보면 재미가 있고, 유익하다고 평해주는 댓글을 보면 뿌듯하고, 추가적인 통찰력을 발휘하는 댓글을 보면 참으로 놀랍습니다. 그러나 전 여러분의 댓글을 바라거나, 제 개인의 금전적 이익을 위해서 글을 쓰는 것이 아닙니다.




 전 제가 공부하거나 느낀 바를 나중에 남에게 유사시 설명할 수 있는 형태로 미리 저장하는 것이고, 글을 쓰면서 그런 사고력을 훈련하는 것이고 나중을 대비해서 연습하고 자산을 쌓아두는 것입니다. 저도 방금 글을 쓰면서 느끼지만, 위의 정보 올림피아드 문제를 해설하니까 다시 기억이 새록새록나고, 혹시 내가 틀린 부분은 없는지 다시 한번 고민을 하게 됩니다.




 말을 꼭 잘 하거나 글을 잘 쓸 필요는 없습니다. 남에게 보여주기 부끄러우면 그냥 개인 노트에 일기처럼 적어두면 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분석적으로 명료하게, 자신의 단점이나 생각, 공부한 내용을 스스로 정리하는 습관을 공부 잘 하는 학생들도 했었다니 참 신기하기도 합니다.










<수국비 상>

https://docs.orbi.kr/docs/7325/


 


 <수국비 하>

https://docs.orbi.kr/docs/7327/









알고리즘 학습법 


https://orbi.kr/00019632421 - 1편 점검하기

https://orbi.kr/00054952399 - 2편 유형별 학습

https://orbi.kr/00055044113 - 3편 시간차 훈련

https://orbi.kr/00055113906 - 4편 요약과 마무리






사고력이란 무엇인가



https://orbi.kr/00056551816 - 1편 바둑과 수싸움

https://orbi.kr/00056735841 - 2편 예절

https://orbi.kr/00056781109 - 3편 자유로운 직업세계

https://orbi.kr/00056882015 - 4편 따라하기

https://orbi.kr/00057164650 - 5편 어린 놈들이 약아서

https://orbi.kr/00057384472 - 6편 자기 스스로를 알아차리기

https://orbi.kr/00057614203 - 7편 체력분배

https://orbi.kr/00057650663 - 8편 수학적 상상력

https://orbi.kr/00057786940 - 9편 편견깨기

https://orbi.kr/00058147642 - 10편 시냅스, 알고리즘의 강화

https://orbi.kr/00060975821 - 11편 자문자답

https://orbi.kr/00061702648 - 12편 '박영진 이혼전문변호사'를 통해 재밌게 알아보는 법률 이야기

https://orbi.kr/00062050418 - 13편 수능 국어 공부

https://orbi.kr/00062206444 - 14편 현우진이 말하는 독해력과 사고력

https://orbi.kr/00062298282 - 15편 교수 면담

https://orbi.kr/00062328444 - 16편 관세법과 일관성

https://orbi.kr/00062406700 - 17편 말하기 공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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