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89일, 지쳤다면 쉬어가듯 읽어 보세요.
발버둥
틱!
바로 그때 하루살이 한 마리가 그물에 부딪힌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거미줄이 하루살이를 꼼짝 못 하게 묶어 버린다. 그 하루살이는 겨우 몇 분 전에 태어났을 것이고, 거미그물에 걸리지 않았더라도 몇 시간 후면 수명이 다 되어 죽게 되었을 것이다. 하루뿐인 삶이 하루살이의 삶이다. 단 한순간이라도 허비하지 않고 바쁘게 살아야 하는 삶이다.
아침에 태어나 저녁에 죽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우리는 우리의 삶을 어떻게 채우게 될까?
하루살이의 천적은 <시간>이다. 1초, 1초가 하루살이의 적이다. 거미가 무섭다 해도 <시간> 그 자체에 비하면, 단지 시간을 잠복시키는 요인일 뿐 온전한 의미에서의 적은 아니다.
하루살이가 발버둥 친다.
거미그물에서 빠져나오기가 어려운 이유는,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점점 그물에 옭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날 잡아드쇼 하고 가만히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개미』 中
대학과 꿈
수능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하루살이와 닮았습니다. 동시에, 하루살이와 다르기도 하죠.
하루살이의 천적은 <시간>이다.
1초, 1초가 하루살이의 적이다.
하루살이는 이 세분화된 초라는 단위에 맞서 싸우는 하루를 보냅니다. 만약, 하루살이가 자신이 하루 밖에 살지 못한다는 것을 망각한다면 (단, 하루일지라도) 그토록 치열한 삶을 살 수 있을까요?
하루살이는 자신에게 주어진 1초, 1초를 '적'이라 생각하며 치열하게 살아갑니다. 이를 두고 잘 생각해 보면 하루살이에게 시간이라는 천적은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입니다.
하루살이와 마찬가지로 수험생들도 정해진 시간 안에 살고 있습니다. 수험생이라는 신분의 삶의 기한은 수능까지기에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수험생의 천적은 <시간>이다.
하루, 하루가 수험생의 적이다.
그런데 이 말이 얼마나 많은 학생들에게 적용될 수 있을까요? 주변을 둘러보세요. 100일이 깨진지 얼마 되지도 않아 90일 선마저 깨졌습니다. 이런 시점에도 매일매일이 자신의 적인지도 인지하지 못한 채 하루를 보내는 학생들을 찾는 것이 어렵지 않습니다.
이제 주위가 아닌 우리 자신을 들여다 봅시다.
지금까지 여러분의 전적은 몇 승, 몇 패나 되나요? 약간의 우위를 차지하고 있나요? 아니면, 그럭저럭 비겼나요? 그것도 아니면, 수도 없이 패했나요? 이것도 저것도 아니고, 애당초 그런 걸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건 아닌가요?
목표로 하는 대학,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과 견주었을 때 당당할 수 있는 하루들을 보내고 있나요?
자각
그렇지 않다면, 여러분은 <시간>에 매번 지고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시간>이라는 적은 우리가 자신을 적이라 생각지도 못하도록 교묘하게 공격하고 있어요.
그래도 아직 많이 남았네.
때로는 몇 개월이라는 거대한 몸집으로 나타나 우리를 나태하게 만듭니다.
5분 쯤이야 뭐.
때로는 5분, 10분이라는 아주 작은 단위로 나타나 우리가 조금 더 잠들게 만들죠. 아무런 자책도 없이 말이죠.
90일
80일
...
50일
...
30일
...
10일
...
3일.. 2일.. 1일..
그리고 결전의 날, 자신을 80분 / 100분 / 70분 / 30분 / 30분으로 쪼개어 우리를 쪼아댈 텐데 자신 있나요? 무섭지 않나요? 혹여, 이미 쓰라린 패배의 경험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이라면 벌써 그때의 아픔을 잊지는 않았나요?
남은 경기는 오늘로 89 경기입니다. 상대는 시간. 하루 또 그다음 하루입니다. 치열하게 싸웠으면 좋겠어요. 하루살이의 삶을 생각하면서요.
하루뿐인 삶이 하루살이의 삶이다.
단 한 순간이라도 허비하지 않고
바쁘게 살아야 하는 삶이다.
새로운 출발선
오늘의 칼럼은 프랑스의 천재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데뷔작인 <개미>라는 책을 읽다가 문득, 학생들 생각이 나서 써두었던 칼럼입니다.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도 힘들어져 나태해지는 이 시기에 자신을 돌아보며 마음가짐을 정비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는 저의 진심을 가득 담아 보았습니다.
먼저 수험생의 길을 걸은 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한 번의 실패를 겪어 조금은 늦게 꿈을 이룬 선배로서 수능까지 남은 하루하루가 여러분의 적이 되기를, 그리고 결전의 날 마침내 그 적을 넘어선 후 새로운 삶의 출발선에 설 수 있길 바랍니다.
이번 주말도 힘내서 잘 마무리해 봅시다.
응원할게요 :)
아침에 태어나 저녁에 죽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우리는 우리의 삶을 어떻게 채우게 될까?
0 XDK (+1,000)
-
1,000
-
답답하네
-
반수하신분들…. 0
반수에 도움되는 조언 한마디씩만.. 부탁드립니다… 무휴반해야할수더 있고요…....
-
의대권 성적에서 시립대도 못까는 꼴로 추락할테고 아빠가 시립대도 못가면 바로 집앞...
-
안녕하세요! 부산진학지원단 가채점 통계자료와 실채점 결과를 활용하여 '올해는 어떻게...
-
끊어야하는데 하.....
-
오늘은 6승 3패 막판 탑 케틀 후픽 박은 새끼야 다신 만나지말자
-
걍 일러 투척 7
-
문과면 메가패스 0
살 필요가 없지 않나요..?
-
김범준T 0
확통하는 문과 3등급이 듣기엔 어려운가요
-
고전시가 질문 2
제가 답을 고를때는 나열하는거같아서 기대감은 안드러났다고 생각했는데 답지에는...
-
27수능때 과탐 장례식이라 전례없는 핵폭탄과탐 내야되는데 국어까지 불로내긴 좀...
-
자러 갈까요 8
미적을 더 하고 싶기도 사실 한 페이지밖에 안 함뇨..
-
하아..
-
https://orbi.kr/00070084137/끌올)국어-과외-팁 Si...
-
전전은 당연히안되는걸로알고 자전융힙이나 신소재화공쪽이요
-
주변에 수험생 존 나 많은데 이새끼가 주류커뮤면 내가 1년 전에 쓴 글까지...
-
이동준 강기원 0
예비고3이고 시대 둘다 신청 성공해서 갈수있는데 두분 병행하면 많이 빡셀까요?...
-
기본으로 4그릇 이상먹었고 아직도 카레 8그릇 먹은게 기억남 치킨 1마리 먹어도...
-
지옥2 보면서 느낀건데 유아인 연기는 진짜 대체불가인듯
-
아
-
다들내가많이좋아하는거알지 현실친구가없어서 난너희들밖에없어
-
왜 여자아이들이나오냐 ㅅㅂ 톰보이는 혁오아니냐?
-
새벽에 인증하면 16
아무도 못 보지 않을까??
-
고1때 경우의수 잘하긴 했지만 확통은 또 다른 영역이죠? 가르치고 싶어서 공부해보고 싶은데...
-
2주 전에는 1
2시에 자서 7시에 일어나고 하루종일 시발시발거리면서 공부할 체력이었는데 면접준비...
-
저런거 보면서 나도 좋은대학교 가서 면접으로 한번 일반인참가자로 참여ㅋㅋ해보고싶다는...
-
병원 가서 ct도 다 찍어봤는데 아무 문제 없다그랬고 한의원가서 한약짓고 공진당도...
-
약대 어디가요?
-
들리는 말로는 제가 호머식 50으로 칼럼 쓰다 탈퇴한분 사문 가볍게...
-
https://orbi.kr/00069878130/%EA%B5%AD%EC%96%B4%...
-
뭐가 더 도파민 폭발임? 수능날 60분컷 적백받고 40분 잠으로 능욕 vs 쓰리썸
-
ㅇㅇ?
-
한의대 선택과목 0
오로지 한의대만을 생각하고있습니다.. 일단 탐구는 무조권 사탐을 할것인데 수학은...
-
진짜 이거까지만 먹고 다이어트하는거어떰
-
논술 입실까지 7시간남았다
-
놓쳐서 아쉽네료
-
무조건 정상화 시킬거 같은데 메디컬학과들이 사탐을 반길리 없음
-
수지맞는 장사잖소
-
지1 등급컷 2
지구1컷 41 2컷 36 가능세계는 없을까요 5광탈입니다. 정말 너무 힘드네요....
-
운동신경 ㅈ도 없어서 팔굽혀펴기랑 턱걸이밖에 할 줄 아는 거 밖에 없는데 구기...
-
투표좀요 0
어떨지 궁금하네여
-
들어올때 키오스크로 보고 59번자리 누가 선택안했길래 59번자리 내가...
-
용돈 땡겨받게 생겼네 아..
-
작수 미적 81점 백분위 93 올해 확통 81점 백분위 85
-
언매미적 과탐(1+2) 국수 99 영어1 과탐 백분위 92
-
할,멈도 이젠안.되는데,어떡해할까,요?
이제 더위도 (아주) 조금씩 꺾이는 것 같네요.
항상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약연님ㅎㅎ
감사드려요! 선생님도 건강하게 지내세요 :D
웅장한 프사와 웅장한 닉.
그리고 귀여운 댓글.
감사합니다ㅎㅎ 목표 꼭 이루시길 응원할게요 :)
꾸준댓 제가 더 감사드리죠ㅎㅎ
이번 한 주는 잘 보내셨나요?
요즘 D-100이 깨지면서 수업 문의가 많이 들어와서 금요일 오후~일요일 밤까지 쭉 수업이네요ㅠ ㅋㅋㅋㅋ
크... 가장 간절한 학생들이 찾는 수업과 선생님..
바쁘시더라도 항상 건강 챙기셔야 합니다!!!
수액과 비타민으로 어찌저찌 잘 버티고 있네요ㅠ
인문학이 있어야되는 이유
역시
time is running out
Let’s Run!
이번 주도 잘 마무리해요 우리!!
감사합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공곰공곰님!
와우 글이 좋다 못해 아프군요.. 아파요 아파.
생각해보면 시간이 정말 정말 부족 했던 게 아니라, 그걸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 스스로가 문제 더라고요.
시간의 흐름을 자각하면서, 최소한 그냥 흘려보내지는 않는 게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이번 주도 찾아와주셨네요!
남은 기간 치열하게 한 번 달려봅시다!
후회 없도록 :)
더 지치게 만드시네
그랬다면 미안합니다 진진님
우리가 지친 이 레이스에 참여한 이유가 무엇인지 떠올려 본다면 남은 기간을 조금 더 치열하게 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댓글에나마 응원을 가득 해드리고 싶네요.
좋은 밤 되세요 :)
시간하고도 못이기는데 사회에서는 오죽할까요
90일 달리고 마무리하려고요
확신을 갖게 해주신점은 감사합니다
저도 남은 기간 칼럼 열심히 집필하면서 도움이 되고 또 힘이 될 수 있는 메시지를 담아보겠습니다!
근데.. 남은 89경기에서 이긴다고 해서 수능이란 경기를 이겼다 할 수도 없는 게 현실이잖아요...
결국은 시험 하나 점수 잘 내야 하는 건데...
그게 두렵기도 하고 아무리 이전에 열심히 했어도 결과는, 신의 뜻은 또 모르는거고...
참... 하찮은 나... 무기력에서...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군요...
네, 필요충분이 아니니까 당연히 그렇습니다.
그런 생각에 불안하고 공부가 손에 안 잡힐 때는 이렇게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1. 90일 동안 치열하게 산 나
2. 90일 동안 치열하게 살지 않은 나
100%는 아니겠지만 2보다 1의 나가 내 목표에 더 근접할 거란 건 믿을 수 있습니다.
아무도 모르는 (결과에 대한) 가능성에 집중해 흔들리기보다, 믿을 수 있고 쌓을 수 있는 과정을 치열하게 보낼 수 있는 능력.
이 능력을 저는 “멘탈”이라고 부릅니다. 그 멘탈을 단련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칼럼을 쓰고 있죠.
응원할게요 :)
저도 베르나르 베르베르 같은 작가가 꿈인데
좋은 글이네요ㅠ 힘내서 ㅍㅇㅌ하겠습니다
강렬한 닉네임 덕분에(?) 기억하고 있네요ㅎㅎ
수능도 작가로서의 꿈도 응원하겠습니다!!
애초에 수능 준비를 시작한 게, 무기력을 이겨내고 하루하루 알차게 보내는 일 년을 만들어보고 싶어서도 컸는데, 그 다짐을 다시 한 번 상기할 수 있는 칼럼이에요. 정말 감사합니다. 1월부터 지금까지 모든 싸움을 이기진 못한 것 같아요. 오히려 처절히 패배한 날이 더 많은 것도 같네요. 남은 88일은 치열하게, 또 치열하게 살아가 후회없는 24년을 만들어보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후회없이 달려나가 봅시다 고염씌님!
와
베르나르베르베르 책들은 참 읽을때마다 새로운 느낌이 들죠… ㅋㅋㄹㅋㄹㅋ
어느 순간부터 문학을 못 읽었는데 곧 다시 집어들어야겠어요ㅎㅎ
베르나르를 좋아하시는 분이 많군요!!
감사합니다
응원할게요 :)
바나나 차차
더 열심히 활동해서 이겨보겠습니다 ㅎㅎ
ㅋㅎㅋㅋㅎㅎㅋㅋ 귀여우셔요
경쟁자는 걷고 있으니 나는 뛰어야만 한다는 식의 경쟁심리를 부추기는 글보다
이렇게 나 자신의 성장에 초점을 맞춘 글이 훨씬 와닿는 이유는 뭘까...
월요일의 시작을 이런 좋은 글로 출발할 수 있게 되어 행운이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