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의 25학번 [1302637] · MS 2024 (수정됨) · 쪽지

2024-03-05 04:4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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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수능 후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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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맞는 그 날


수능 날이 밝아왔다

내 미래가 어디로 흘러갈지 방향이 정해지는 그 날 맞다


6시 40분

침대에서 평소와 다름없이 일어나고 렌즈를 뺐다

엄마와 아빠는 내 도시락을 준비해 주셨고

나는 정리본과 예열문제들이 들어있는 가방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파일철로 과목별로 보관되어있는 것들을 다시 점검했다


국을 한 숟가락 두 숟가락 뜨니

벌써 내년이면 23살이구나

이번에는 진짜 가야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친윤 수능이니까 국어에서 다 판가름 날듯

영어도 9월 평가원에 대한 피드백으로 1등급 8%는 되겠지"


대충 난이도 예상을 하면서

씻고 난 뒤 수험표과 신분증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가방을 맸다


7시 20분

찬 공기를 마시니 뭔가 안정된 기분이 들었다

차로 10분도 걸리지 않는 거리를 막히는 도로에서 20분을 꼬박 기다렸다

현역 수능 시험장도 여기였기 때문에 

친숙하면서도 모교에 온 듯한 느낌까지 들었다


7시 45분이었다 

수험장에 들어서니까 갑자기 

"뭐 이거 망치면 5수하면 되지, 널린 게 장수 미담인데 그냥 보자"

미친 생각이었지만 갑자기 나른해지고 

다행증에 걸린 사람마냥 웃음이 사정없이 나왔다


5층 갔다가 아니래서 3층 하...

조금 헤매서 고사장과 자리를 찾아 착석했고


화학II에 대한 개념부터 국어 이감에서 틀린 문제 분석까지

하려고 계획을 잘 짜놓았으나


그냥 멍 때리고 앉아있었다


그러다가 몬스터 두 캔을 연속으로 때렸다

(이것 때문에 국어 시간에 두 번이나 화장실을...)


옆에 엄마가 계셨다면

그렇게 열심히 준비한 수능 보러 온 아들이 맞나

메디컬은 아무 학교도 못 가는 것 아니냐

이런 생각이 분명이 드셨을 것이다


8시 10분

모든 자료들을 밖으로 보내고 

병아리색 수능 사프와 컴퓨터용 사인펜을 받고

지우개, 수정테이프, 신분증을 책상 앞 홈에 올리고

마음의 준비를 시작했다


빨리 1교시 국어 시험지를 보고 싶었다

국어에서 높은 1등급을 찍어서

공스타에 "2달 만에 4등급에서 백분위 100 만든 후기 올립니다" 같은

어그로 글 쓸 생각도 했다


8시 35분

드디어 받은 국어 시험지

파본 검사를 해보니 앞은 텅텅 비어있고 뒤는 아주 알찼다

문학과 언어와 매체 첫 지문에 뭔가 재밌는 내용이 있을 것 같았다


문법에서 훈민정음이 나와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편에 계속

rare-문법의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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