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봤자 안 될 수도 있다
해봤자, 안 될 수도 있다.
우리는 "열심히하면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다, 혹은 목표를 이룰 수 있다"라는 말 많이 듣는다.
그런데 이 말은 생각보다 폭력적이다.
이는 곧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면 열심히 하지 않았다는 말과 같으니까.
줄 세우기 경쟁인 대입에서 필연적으로 누군가는 패자가 된다.
그리고 노력은 성공을 담보한다는 말은 패자를 가혹하게 밀어 붙인다.
패자는 패배를 원인을 스스로에게 두고 철저한 자기반성의 시간을 가진다.
실패를 받아들이면, 선택지는 두 개이다. 자신의 노력이 부족했다고 인정하거나, 아니면 다른 요인을 탓하거나.
우리 사회는, 그리고 우리는 보통 전자를 선택하는 듯하다.
실패의 원인을 노력 부족으로 받아들였다고 하자, 그리고 다시 뼈를 깎는 노력으로 원하는 목표를 이뤘다고 하자.
이들은 더 철저한 노력 신봉론자가 된다.
그리고 먼 미래에, 언젠가 다가올 실패에, 자기 자신을 더욱더 가혹하게 공격한다.
꽤 긴 수험생활을 겪으며 열심히 하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포기하지말고 조금만 더 견디라는 말도 들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못봐도 된다고, 실패해도 된다는 말은 해주지 않았다.
해도 안 될 수도 있다, 실패할 수도 있다. 그리고 이것은 모두 당신의 잘못은 아니다.
그날 나온 문제도 잘못이 있고, 그날 날씨도 잘못이 있고, 유독 신경쓰이는 감독관도 잘못이 있다.
모두가 실패에 관대해지면 좋겠다. 열심히 해도, 안 될 수 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첫번째 댓글의 주인공이 되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