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독해력이 낮은 원인들
(이미지 놀래셨죠. 오르비 그림첨부 기능이 참 안좋군요....)
만약 앞이 보이지 않으면 어떻게 합니까?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하나는 ‘이게 뭐에요?’하고 보지 못한 것을 대신 봐서 알려 달라고 부탁합니다. 다른 방법은 병원에 가는 것입니다.
보지 못한 광경을 지금 당장 알고 싶으면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고,
보지 못하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병원에 가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글을 이해하지 못하면 어떻게 합니까? 물어봅니다. 그럼 할 일을 다 한 것입니까?
여러분은 해야 할 일이 한 가지 더 있다는 것을 아시겠지요? 읽고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이해하지 못한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가는 것 외에 ‘왜 이해하지 못했는지’를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즉, 병원에 가야 할 만한 일이라는 것입니다.
국어 시험을 본 학생들도 우리가 이야기하고 있는 것과 비슷한 반응을 보입니다. 지문을 읽고 답하는 문제를 틀리면 학생들은 자신이 지문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그래서 지문이 어떤 내용인지, 어떤 의미인지 다시 읽거나, 해설을 찾아봅니다. 하지만 왜 자신이 그런 내용, 그런 의미를 알 수 없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안과 의사를 생각해 봅시다. 안과 의사가 어떻게 앞이 잘 보이지 않게 된 사람을 치료할 수 있는지 생각해 봅시다. 안과 의사는 눈을 잘 알고 어떻게 보는지를 압니다. 빛이 각막을 지나 망막에 닿아 시세포에서 전기 신호로 전환되어 시신경을 통해 뇌에 전달됩니다. 안과 의사는 이런 과정을 알기 때문에 사물이 보이지 않거나 정상적이지 않게 보일 때 어디에서 이상이 생겼는지를 알고 치료를 합니다.
여러분, 사람이 글을 어떻게 이해하는가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으십니까?
거의 대부분 국어 지문에 대한 설명은 이렇습니다. ‘여기는 이런 내용이다, 다음은 이런 내용이다, 그리고 다음은 또 이런 내용이다. 그래서 글은 이런 것을 말하고 있다’ 이건 분명히 이해하지 못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알려주는 것이지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것이 아닙니다. 어떻게 이해하는지를 설명한다면, ‘여기서 이렇게 말하고 있으니 이렇게 이해하고, 저기서 이렇게 말하고 있으니 이렇게 이해한다’고 설명을 하겠지요.
왜 보지 못한 것만을 설명하고 왜 어떻게 봐야 하는지를 설명하지 않을까요?
왜냐하면 어떻게 이해하는지를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실은. 사람이 어떻게 글을 이해하는가는 신비한 영역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글을 이해하는 과정은 많은 학자들이 오래전부터 연구해서 많이 밝혀 두었습니다. 단지 우리 가까이에 있지 않은 것입니다.
글을 어떻게 이해하는지 안다면 어떤 사람이 글을 잘 이해하지 못했을 때 어느 지점에서 문제가 있는지 지적하고 그것을 개선하는 데 필요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반대로 글이해 과정을 알지 못하면 그저 열심히 해라, 몇 번씩 읽어라, 잘 봐라 등의 이야기 외에는 해줄 말이 없을 것입니다. 아니면 보통 수준의 독해력을 가정하고 독해력 이외의 것을 논함으로써 문제 해결력을 높이려 시도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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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글자를 보면서 이것이 단어나 문장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내용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지식과 처리 능력을 정리한 것입니다.(수험생이 더 자세히 알 필요는 없겠지요) 이 단계를 잘 처리하지 못해서 이해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도 꽤 있습니다. 아래와 같습니다.
과도한 문자나 게임, 인터넷 검색 때문에 시선이 제대로 글에 향하지 못한 사람
유소아기에 언어 발달이 늦었거나 가족과의 대화량이 상당히 부족한 이유로 구어 커뮤니케이션이 전반적으로 신속하지 않은 사람
통사적 처리가 원활하지 않아서 문장을 읽다가 다시 되돌아가기를 반복하는 사람
여러 언어 정보를 동시에 담을 수 없어서(동시에 처리하지 못해) 여러 번 반복해서 읽으면서 익숙해져야 글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
단어를 많이 알지 못하는 사람(단어를 남보다 늦게 익힌 사람)
단어의 의미를 잘 모르는 사람
단어가 다른 단어와 문장을 구성하는 규칙을 잘 모르는 사람
단어에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는 것을 주지하지 못하는 사람
다의어의 의미를 적절하게 선택하기 위해 문맥을 활용하지 못하는 사람(인문지문을 못읽는 이과생에게서 많이 보임)
...
이 단계 위에는 문장과 문장을 결합하여 이해하는 글 수준(text level)의 처리가 있습니다. 그것이 미숙한 사람들은 아래와 같이 나타납니다.
앞 문장과 다음 문장 또는 이전 내용과 현재의 내용을 결합하는 읽기 방식을 모르거나 능숙하게 구사하지 못하는 사람
글이 구성하고 있는 구조를 심성적으로 구성하지 못하는 사람
글의 유형에 따라 적절한 읽기 전략을 구사하지 못하는 사람(과학지문을 못읽는 문과생과 같은 case)
특정한 글 유형을 읽기에 필요한 능력이 부족한 사람(비교/대조 구조는 잘 하지만 좀 더 복잡한 구조-ex)대형구조 안에 소형구조가 있는...-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
글이 제공하는 정보를 자신의 특수한 지식이나 경험으로 왜곡하는 사람
글에 사용된 단어의 상위 개념에 비추어 다른 단어(다의어)의 의미를 선택하는데 미숙한 사람
글에 사용된 단어의 상위 개념에 비추어 다른 부분의 내용을 해석하기에 미숙한 사람
문장의 구조와 글 구조의 연관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
삶의 여러 상황에 무관심하게 살아와서 다양한 감정을 지각하지 못하는 사람
학문 영역의 기초적인 개념을 모르는 사람(경제에서 공급-수요 곡선, 자아 개념, 예술에서 ‘형식’...)
...
이렇게 수많은 case가 있습니다. 이런 다양한 case들이 수험생에게는 어떤 지문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성적이 낮은 결과로 뭉뚱그려집니다. 하지만 동일한 지문을 이해하지 못한 두 수험생 혹은 열 명이 모여도 원인은 서로 다른 곳에 있을 수 있습니다.
밥 잘 먹고 잘 쉬고 적절한 운동 하면 굳이 약을 먹지 않아도 병이 나을 수 있는 것처럼 정확히 어떻게 해야 독해력이 나아지는지 몰라도 경우에 따라 그저 열심히 공부하다 보면 독해력이 좋아질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렇더라도 독해력을 구성하는 여러 가지 능력 중에서 부실한 것을 향상시켜준 활동이 공부 안에 포함되어 있어서 그런 결과를 낳았던 것입니다. 하지만 심각한 사람, 운좋게라도 독해력을 향상시킬 방법을 만나지 못한 사람은 반드시 약을 먹어야만 치료가 되는 상태의 환자처럼 그에 맞는 공부를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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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입니다 글은 다 같은 글이 아닙니다 어떤 처리과정이 중요한가는 어떤 글을 읽느냐에 따라 다릅니다 의사한테 무릎이 아프다고 하면 가만히 있을때 아프냐 걸을 때 아프냐 걸을 때 아프면 어떻게 걸을 때 아픈지를 확인하겠지요(계단을 오를때인지...의사가 아니라서 잘 모릅니다) 인대가 넷이라 어느 인대가 아픈지 확인하려는 질문일겁니다 사진을 찍어 확인하면 되겠지만 독해력을 그렇게 점검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리고 독해력은 어느 하나에만 문제가 있는 경우도 없습니다 그래서 어느 글을 읽느냐에 따라 서로 다른 부족함이 드러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