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수능 국어을 위한 컨디션 조절 & 예열 지문에 관하여
칼럼 인덱스 : https://orbi.kr/00043624020
안녕하세요. 이 글은 주제 추천을 받아 작성하는 칼럼입니다. 처음에 약속드릴 때 활동을 재개하면 가장 먼저 쓰겠다고 했으나, 저는 아직 본격적으로 활동을 재개하기에는 시간이 다소 부족합니다. 하지만 삼수 수기 / 칼럼도 올렸기 때문에 그냥 쓰겠습니다.
I. 아침 컨디션 조절
이전 칼럼에서, '많은 학생이 수능 국어 시험은 아침에 치뤄진다는 사실을 간과한다.'라는 뉘앙스로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실제로 그렇습니다.
일부를 제외하면, 아침에 기운이 넘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눈에 보이는 부정적인 영향이 없다 보니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수면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저도 그랬고, 사실 저는 새벽에 공부가 너무 잘 되는 스타일이어서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많이 겪었습니다. 재수 때 실패했던 가장 큰 원인이 바로 이 수면 패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뇌가 정신을 차리려면 일어난 후 2시간은 지나야 한다는 것을 알고 계실 겁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게 좋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알면서도 안 되는 게 현실이죠. 해결법을 다루기 전에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습관의 중요성'입니다.
매일같이 밤샘 공부를 했던 수험생은, 수능 이틀 전부터 아침 6시에 일어나기로 마음 먹는다 해도, 그리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 합니다. (제가 그 수험생입니다.. 저는 심지어 재수 때 예비소집일 당일에도 새벽에 잤습니다.) 결국 포인트는, 루틴대로 살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데 있습니다.
제가 수업할 때 학생에게 들려줬던 이야기를 그대로 써보겠습니다. 아침 6시에 수업받던 학생에게 해줬던 말입니다.
"우리는 매일 수능을 치는 기분으로 살아야 돼. 그러니 아침에 일어나서 내 수업을 듣고, 수업이 끝나면 7시 반이니 그때부터 예열 지문을 풀어. 그리고 8시 40분부터는 본격적인 국어 공부에 들어가는데, 국어와 영어 외에는 실제 수능 시간과 똑같이 공부할 필요는 딱히 없어."
이 학생은, 매일매일 수능을 치는 기분으로 하루를 보냅니다. 수능 당일이 되면? 아침 6시에 일어나는 습관을 유지하면서, 원래라면 저와 수업하고 있을 시간에 시험장으로 향하고 있겠죠. 이 학생은 예열 지문을 푸는 것도 루틴에 포함되어 있었고, 더군다나 실모 시즌에는 8시 40분부터 국어 실모를 풀도록 지도했기 때문에 수능 시험장에 가서도 딱히 겁 먹을 일이 없습니다. (실모 시즌이 아닐 때는 주로 수능특강을 풀게 했습니다.)
이러한 컨디션 관리를 체화하면, 실전 모의고사와 수능 시험지의 차이는 글자 수뿐이라는 걸 느끼게 됩니다. 무슨 말이냐면,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대비 XX모의고사 1회 문제지' 에서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문제지'로 표지만 바뀐 느낌이라는 거죠.
저는 세 번의 수능을 쳤지만 단 한 번도 긴장하며 시험장에 들어간 적이 없습니다. 자신만의 루틴을 지켰던 분들은 아시겠지만, 평소 실모 볼 때는 긴장하다가 오히려 실제 시험에서는 긴장이 하나도 안 되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문제가 어려운데 긴장이 어떻게 안 되냐고 하실 분들이 계실 텐데, 제 말의 의미는 그런 게 아닙니다. 애초부터 초긴장 상태로 시험지를 받아보는 것과, 아무 생각 없이 시험지를 받아보았는데 지문이 어려워보여 긴장하는 것은 엄연히 다릅니다. 전자는 모든 지문을 어렵게 느낄 테고, 후자는 좀 괴랄한 지문을 볼 때만 긴장하며 문제를 풀게 되겠죠.
딱 잘라서 말씀드리겠습니다. 6시에 일어나서 잠을 깬 뒤, 바로 공부에 돌입하는데, 이 때 볼 내용은 수능 날 아침에 차를 타고 시험장으로 향하면서도 손에서 놓지 않아야 할 개념 노트 등일 겁니다. 그리고 7시 반이 되면, 예열 지문 풀이에 들어가야 합니다. 실전 모의고사 시즌이라면 7시 반에 예열 지문을 풀고 8시 40분부터 모의고사를 보면 되겠지만,
평상시라면 두 시간대 모두 책에 나온 지문으로 공부하게 될 겁니다. 따라서 예열 지문용으로 볼 책과, 본격적으로 공부할 내용이 담긴 책은 분리해서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말이 복잡해 보이니 예를 들어드리면, 저는 (21수능 대비) 예열 지문용으로 상상 화작문 N제를, 본격적으로 공부할 내용이 담긴 책으로 연계 교재를 선택했습니다.
결국 한 마디로 말해서 '매일 수능을 치는 것처럼 하루를 살아라.'라는 겁니다. 저는 수험생 때 모든 것을 수능에 맞춰 생각했습니다. 정말 놀랍게도 현실입니다만, 잘 때도 마스크를 끼고 잤고 당연히 밥먹을 때를 제외하면 마스크를 벗은 적이 없습니다. 독서실에서도 가장 좁은 책상을 골라 공부했죠. 마스크와 칸막이가 긴장감을 더한다? 그럼 미리 경험해보면 될 일입니다. 참고로 이 부분은 웬만하면 모든 학생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은 부분입니다. (잘 때 끼고 자는 건 딱히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잘 모르지만 올해 수능에 응시자 마스크 필수 규정이 없어지면 당연히 상상 그 이상의 컨디션으로 수능을 볼 수 있겠네요.
II. 예열 지문?
학생들은 예열 지문을 선택할 때도 굉장히 많은 부분을 고려합니다. 그리고 예열 지문이 혹시나 본 시험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하는 경우가 많죠.
일단 본인의 위치를 파악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예전에 실모시즌에 E사에서 나온 화작 n제를 예열 지문으로 한 번 봤는데, 너무 어려웠습니다. 실모를 치는 족족 망했던 거 같은데, 그 문제집을 풀지 않으니 모의고사 점수가 원래대로 돌아왔습니다.
다소 쉬운 수준의 내용으로 예열을 해야 한다는 건 다들 아는데, 그 수준을 본인 기준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건 잘 모릅니다. 그러니 "이 정도면 예열 지문 난이도 괜찮을까요?"라는 질문을 하는 거겠죠.
언제나 본인의 실력에 맞는 걸 선택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독서 / 문학 / 선택 과목 중 무엇을 예열 지문으로 봐야 하는지도 중요합니다. 이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두 가지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먼저, 시험 때 가장 먼저 푸는 과목과 동일하게 예열 지문을 선택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아마 많은 학생이 이렇게 하지 않을까 싶은데, 이게 효과적인 이유는 사고의 흐름이 그대로 이어지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도 21수능 때 쉬운 화작을 풀고 시험을 쳤던 경험이 있네요. 다만 언매 선택자들은 예열할 시간에 문법 개념을 한 번이라도 더 보는 걸 추천드립니다. (개념 단권화는 당연히 되어 있어야 합니다.) 22 수능 때는 예열 지문을 풀지 않고 문법 개념을 주로 봤었던 거 같네요. 이 부분도 사람마다 다를 겁니다.
다른 방법은, 시험장에서 처음으로 푸는 과목과 제일 멀리 떨어져 있는 과목으로 예열하는 것이 있습니다. 내가 만약 선택 - 독서 - 문학 순의 풀이를 하는 학생이라면, 문학 지문으로 예열한다는 뜻이죠. 뇌가 refresh 된다고 이해하시면 될 거 같네요. 첫 시작 파트와 같은 과목으로 예열하면 발생하는 '몰입도 과열'을 해결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꽤나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두 번째는 사실 학생을 가르치다가 알게 된 방법입니다. 일반적인 경우가 아니라고 판단해서 개별 솔루션으로 이런 이야기를 들려줬는데, 그 학생의 문제점이 해결된 건 물론이거니와 이후에 만난 다른 학생들(예열 지문의 효과에 대해 의문을 갖던 학생들)에게도 잘 적용되더군요. 본인이 과도하게 몰입하는 경향이 없다면 당연히 첫 번째 방법을 선택하면 됩니다.
모든 것은 나에게 맞춰서 생각할 필요가 있고, 이는 칼럼 등을 볼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본인이 두 가지 경우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아마 예열 지문의 효과가 없다고 느끼는 학생도 두 번째 방법을 시도해보면 좀 진전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III. 마치며
6월 모의고사가 한 달이 채 남지 않은 시점입니다. 제가 했던 이야기들을 적용해서 1월부터 지금까지 훈련하고 있다는 분들도 많은데, 좋은 결과 있으면 꼭 자랑하러 와주세요. 그 날은 정말 보람찬 하루일 거 같네요. 모든 수험생들을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팔로우해두시면 전 과목 칼럼 + 수기를 순차적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칼럼 외에는 잘 작성하지도 않지만, 꼭 잡담 태그를 달고 업로드하니 참고해주시길 바랍니다.
유익하게 보셨다면 좋아요 + 팔로우 부탁드립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덕코 수금합니다 2
-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저 고등학생인데요' 시전 아닌가요...
-
언젠가부터 진짜 듣는 사람은 한 명도 안 보이고 밈으로만 소비되는 느낌인데..
-
5칸추합 0
300명뽑는데 5칸추합 가능성있을까요? 6칸~5칸최초합~5칸추합으로 떨어지긴했는데… 넘불안해요
-
취업, 입결, 과생활 등 통틀어서 둘 다 붙으면 어디? 이유가 있으면 이유도 알려줄 수 있을까
-
자랑하고싶었음. 흐흐
-
아직도 안 자는건 개처망한거겠지
-
외모 득 5
옛날에 어릴 때 어른분들이 잘생겻다고 먹을거 챙겨주신 기억들은 잇음 최근껀 아예 없음. 살찜.
-
스타듀밸리 해야하는데
-
사실 오르비는 학벌에 외모까지 다 가진 알파메일들의 집합소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
집행시켜 5
-
지금 생각하니 미적과탐을 했던 과거의 나를 말리고싶다 1
미친저능아가 뭔 ㅋㅋ
-
불수능 2
흐흐
-
이게유일한기억이에요
-
Entj사람들 0
대학에서는 어떤 이미지에요 제가 entj인데 장점도좋고 단점도좋고 욕써도되고 다양한 의견 펼쳐주세요
-
확통 vs 미적 3
표점 120 정도 받으면되는데 둘중 어떤게 더 나은거같음? 올해 불수능일거같은데
-
외모로 손해본 적 있냐고 먼저 물어봐야지
-
N이 커지며 실현가능성이 없다고 느낀게 03부터는 거의 졸업반이라는 사실..
-
와!!시발 513 시발
-
강민철 쌤 0
흐흐
-
외모로 득본기억 3
. . 어그로인거 뻔히알면서 왜들어옴
-
전체 기회는 4번
-
2021 현우진 피셜임 반박은 미래의 우진이 함
-
어떻게 써야함 지금 생각해놓은게 가 안정 651 611 다 안정 416 356...
-
합격예측상에서는 13등인데 모의지원상에서는 20등까지 밀려남뇨 이러면 내일오전...
-
등장 6
퇴장.
-
보통 표점이 비슷하려면 공통이랑 선택 실력이 비례해야하는데 통통이들은 공통 선택...
-
ㄹㅇ
-
3년째 미적 젤 잘한게 2틀->기하 런 서바에서도 40점대 나오던 지구...
-
옛날에 2
ㄹㄹ
-
아 배탈난듯 0
배아파미ㅣ친..
-
본인 재수결심하고 미적에서 확통으로 갈려함 미적 4따리인데 고민하지말고 확통이...
-
기차지나간당 10
부지런행
-
아무리 삼수생이여도 술마실 애들이 8명 단톡방 애들뿐..
-
얼버기 2
다들잘잤어요?
-
투명드래곤 취급인가요?
-
오오, 그러니까, 채, 무어, 말할 새두 없이, 문이 잠구어져, 누가 오기만을...
-
정시를 하면 눈이 끊임없이 오름 미치겟다는거임 근데 사실 정시를 시작할때부터 목표가...
-
최초합5칸 5명정원 or 추합5칸 18명정원 어느쪽이 가능성이 더 있을까요?
-
극 intp라 먼저 못다가가는 성격이면 투명인간 확정인가요?
-
375칸 vs 845칸 7,8은 똑같은 대학인데 7칸짜리 학과가 더 가고싶어요
-
귀가 먹먹해요 7
아까 세수하고 로션바르려는데 안경 낀 상태로 바르려함요 아 ㅋㅋ 빨리 자야겠다 안녕히주무세요
-
누나가 뉴욕대 유학생인데 이번에 졸업해서... 저랑 두살차이나는데 벌써 대학졸업은...
-
죄다 백수되거나 로씨행인데 지금 좀 많이 뽑는건 맞다고 생각 그치만 교수들 월급은...
-
거의 없으면 이게 한계치인걸까요 삼반수하고싶은데
-
질문을받을래요 19
전부답변해보겠습니다
-
책추천ㄱㄱㄱ 20
지금은 한강 - 흰 읽는중
-
미친듯이 마시는 중인데..
-
해석기하 분류 4
해석기하는 논증적으로 찾아내기 힘든 기하적 성질을 (공선점, 공원점 등등)...
댓글 빌립니다.
주제 추천해주신 '빈지노 노비츠키 빨리내줘'님께 감사드리며 6모 잘 보시길 바랍니다!
저도 그래서 모고 3일쯤 전부턴 국어 공부 멈추고 최근 5개년 6 9 수능 다 독서 지문만 뽑아서 찬찬히 읽고
개중에 몇몇만 골라서 당일 예열지문으로 읽은 기억이 있네요
덕분에 6평 9평 둘다 독서 하나씩만 틀렸었는데
수능날은 뭐한거지....
올해는 잘 보실 수 있을 거에요!
진짜 광기와 독기네요.. 저는 글 내용이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알고 있으면서도 실천하지 못합니다 ..
독기를 가지고 공부한 게 아니고 하다 보니 독기가 생기는 거겠죠.
경제의 신님도 할 수 있습니다..!
유익한 칼럼 항상 감사드려요
몰입도 과열 이거때매 진짜 고민많았는데 감사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예열지문으로 초창기 PSAT 같은것도 괜찮아요!!
만약 기출쓰기모하면 그것도강추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6모 잘보고 자랑하러 오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