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혐오 견디기가 너무 힘들어요
수능날 가채점하고 답지가 잘못됐을거란 정신나간 생각으로 현실 부정하고 어제는 하루종일 현실도피하다가 오늘에서야 메가 설명회 다녀오니까 숨만 쉬어도 눈물이 나네요..
독학재수.. 말이 독학이지 인강에.. 단과학원에.. 꼴에 또 시설좋은독서실 다니겠다고.. 아 정말 나란년은...
매일 도시락 싸주시고 픽업해주시고.. 1년새에 10년은 늙으신것 같은 엄마얼굴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하겠어요..
엄마한테 너무나도 죄송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래도 수고했단 말 한번쯤은 해 주시면 안되나 나 들으란 듯이 한숨좀 그만 쉬셨으면 이런 생각도 들고... 그런 생각 들다가도 결국엔 나는 위로를 들을 가치가 없다로 결론짓고 무한반복..
자존심만 높아가지고 실력 없는거 인정하기도 싫고.. 수능날 응원문자 보내준 친구들한테 아직도 뭐 어떻게 무슨말을 해야될지도 모르겠고.. 뭐라고 답장이라도 해야 할텐데 응원해줘서 고맙지만 올해도 망했다고 어떻게 전달해야하는지.. 내가 성실한 애인줄 아는 친구들한테 죄스러워 연락도 못하겠어요 어떻게 좋은말로 포장을 하고 돌려말해도 네 친구 원래 이렇게 초라한 인간인데 그동안 뭐라도 되는척 연기한거라고 시인하는 거니까.. 이렇게 바닥까지 추락한 상황에서도 남은 자존심 긁어모으는 제가 가증스럽네요.
재수 할 때 예전부터 알던사람이 저보고 걔 옛날에 좀 하던거는 다 엄마 치맛바람이었다고 지금 별볼일 없는거 보라고 한다는 말을 듣고 정말 열받아서 내가 원래는 큰 그릇이지만 내가 못하는 과목에 조금 과소평가 되는 거라고 올해 본때를 보여주겠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냥 그 사람 말이 맞나보다 싶어요.
설령 점수가 맘에 들지는 않더라도 재수생활에 미련없이 최선을 다했다고, 일말의 후회도 없다고 자신 있게 말씀하시는 분들 보이시던데 정말 너무 부럽습니다. 저도 목표가 후회없는 재수생활, 나와 화해하는 재수생활이었는데 화해는 개뿔 자기혐오만 극에 달하네요. 나는 왜 치열한 적이 없는지. 큰 꿈을 꾸면서 왜 그에 상응하는 노력을 하지 않았는지.
이렇게 데었으면서도 자꾸 삼수관련글에 손이 가는 제가 한심하네요. 사람 안바뀐단 소리 백번도 넘게 들었지만 당장 눈앞의 점수가 꼴뵈기 싫으니까.. 이것도 현실도피죠.. 맨날 이렇게 싸우지 않고 도망가려는 제 태도도 신물이 나네요..
아 그냥 증발해 버리고 싶어요. 제가 아는 사람들 기억속에서 다 지워지고 원래 없었던 사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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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정시로 갈 수 있는 곳 아니면 수시로도 불안불안한데ㅋㅋㅋㅋ
저도 재수하고나서야 제 자신이 얼마나 쓰레기인가 알게되었네요.
저 집에서 독학반수했고요 제가예전에느낀게 지금 님 느끼는거랑 비슷한거같아서 그냥못지나치겠네요 사람 진짜 안바뀌는거맞아요근데 전 겨우 겨우 바뀌었어요 남들에비하면 별로안한걸수도있지만..그래도 수고했다 라고 말할수있을정도로는 바뀌었어요 일단 님이 뭐때문에 삼수할려는지가 중요하겠네요 ..단지 대학이름때문이면 동기부여가 될지는 잘모르겠네요 그리고 자기혐오하면 성격까지버려요 일단 한달지나면 살만하거든요? 여러가지일..운동이든뭐든하면서 많은길 생각해보시길..
정말 이런 시기에는 주위사람들이나 익명의 사람들한테서 위로받는것도 좋지만 양서 두권쯤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 버트란드 러셀의 행복의 정복 두권 꼭 보세요. 특히 행복의 정복은 무슨 일이 있어도 꼭 보시기 바랄게요.
댓글 달아주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지금도 계속 눈물만 나는데 정말 큰 위로가 되네요..
자신을 항상 소중히 생각하고 죄책감의 고리에 빠지지 마세요.차라리 나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더라도 끊임없는 죄책감에 빠져 반복적으로 자기혐오에 빠지면 안됩니다. 자신을 믿지 않으면 사람은 변할 수 없습니다. 나를 욕하고 비난하면서 변하기를 바라지 마시고 나는 이제부터 변할 수 있다 나는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이다라고 믿고 시도해보세요.
내가 나를 쓰레기라고 생각하는 순간이 가장 두려운 순간입니다. 내가 쓰레기가 된 순간부터는 나는 더 이상 발전할 필요도 발전할 가능성도 발전할 방향도 없이 말한 그대로 쓰레기로 남을 가능성이 높아요. 한 번 쓰레기라고 생각한 물건을 다시 사용하려고 생각해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그거랑 똑같아요. 내가 악의나 고의를 품고 안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낸 것이 아닌 이상 쓸데없는 죄책감은 가지지 마세요.
진심어린 조언 해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정말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실거에요ㅠㅠ 커뮤니티에 글 거의 안 쓰는데 이렇게 따뜻한 말을 듣게 될 줄 몰랐어요.. 오늘 설명회 가는길에도 몇번이나 나는 인간쓰레긴가 이생각했었는데.. 제가 수능끝나고 따뜻한 말을 들어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댓글 하나에 진짜 마음이 녹는것 같아요ㅠㅠ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는 그런 생각 하지 않을게요.
꼭 작년의 저를 보는 것 같네요ㅜㅜ 님 절대로 희망 놓지 마시구요 무슨 일이 있어도 정시 대충하고 3수한다는 생각은 하지 마세요 님의 소중한 20대 초반의 1년을 단지 수능날 한 번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고 재수학원에서 보내는 건 아니잖아요 비록 수능날에는 지금껏 쌓아온 노력이 미처 빛을 다 발하지 못했지만 인생 전체로 보면 분명히 그 성실함이 빛을 발할 거예요 제가 무슨 말을 해도 그 마음을 치유해드리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꼭 다시 일어서시길 바라요 제가 다 눈물이 나네요ㅜㅜ
아진짜너무 공감되요 글 한줄한줄..ㅜㅜㅜㅜ
정말 똑같네요 저도 인생 이렇게 될 줄은 몰랐죠 ㅋㅋㅋ 그리고 자존심은 엄청 강해서 맘에 안드는대학은 죽어도 못감ㅎㅎ
저같은 xx는 밥 먹는 것도 아깝다고 생각해서 그냥 집에서 나가서 삼시세끼 컵라면이나 삼각김밥 먹으면서 바깥에서 논술 공부하고 거의 최저도 안되는걸로 기울었는데 논술보러 다니고 있네요. 그리고 시험 끝나거나 학원 파이널 끝나면 피씨방에서 한시 두시까지 있다가 다 자면 들어가서 잠만 자고 나오네요ㅋㅋ 그렇게 3일째 했더니 너무 피곤해서 오늘 경희대 논술 늦잠자고 놓쳤네요ㅋㅋ 인생 최저점 찍는중인데 어디까지 가려나요? 차라리 빨리 떨어져서 일하러다니는게 나을것같네요 희망고문하지말고
논술로 마지막 노력하시는 것도 헛된 노력이 아닙니다. 자기 자신을 최대한 소중히 여기시고 최저 안되서 치더라도 최선을 다해서 쳐보세요 밥도 잘 먹고 다니시구요. 인생 새옹지마라고 언제 나쁘고 언제 좋을지 모르지만 중요한건 그 속담에 나오는 노인처럼 의연한 태도를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는것도 중요한 것이라고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