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ranusuranus [358500] · MS 2010 · 쪽지

2013-02-16 13:3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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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휴학반수와 자습재수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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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휴학 반수와 자습 재수학원에 대한 글

작년 성적, 학원에 들어간 계기

2012 수능에서 외국어 2등급 맞고 다른 과목들은 1등급 턱걸이 해서 대략 1.7% 정도 받았습니다. 재수 각오하고 강대 책까지 받아온 상태에서 운 좋게 지원했던 과가 펑크나서 합격했습니다. 물론 입학한 학교도 굉장히 인정받는 학교이고 저도 만족하지 못하였던 것은 아니지만, 특목고를 졸업하여 주변 친구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3때 받아본 적이 없는 성적을 수능 때 처음 받았던 것이라 반수를 하기로 결심했죠. 교우관계에 대한 불안감도 있고 성공에 대한 자신이 없어서 무휴학 반수를 결심하기로 했습니다(실패 이후 대학 생활에 대한 두려움이 컸음). 강대 반수반에 지원했지만, 웬만한 대학보다 컷이 높다는 소문대로 단방에 떨어졌고, 일산에 살던 친구가 자습학원에 다닌다는 이야기를 해주길래 목동에 자습학원을 찾아보다가 인터넷에서 와신상담학원을 알게 되었습니다. 목동에 학원이 여러군데 있었지만 와신상담이라는 이름이 제일 마음에 들어서 다니게 되었습니다.

 

학원의 특징(운영 방식) - 12시간 자습

750분까지 등교하고, 지정된 좌석에서 저녁 11시까지 자습해야 합니다. 작년에는 60분 자습, 10분 휴식이 반복되는 시간표였는데(모의고사 보는 날은 수능 시간표), 올해부터는 수능 보는 시험시간까지는 수능 시간대로 운영될 것이라고 들었어요. 점심 저녁 시간은 50분씩 있으며 근처 식당에서 먹을 수도 있고 도시락을 시켜서 좌석에 앉아서 먹을 수도 있습니다. 점심 도시락 업체가 중간에 바뀌었는데 맛있어서 점심은 늘 도시락을 먹었어요. 자습시간 도중에 화장실 나가면, 일정한 시간(한번에 대략 2-30)만큼 11시 이후에 보충을 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것은 일주일에 한 두 번 정도 모의고사를 풀었다는 것입니다. OMR 마킹하는 연습부터 듣기 방송까지 다같이 듣고 OMR로 채점된 성적을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고 교육청 모의고사 본 다음 날은 실제 모의고사와 같은 크기의 용지에 출력된 기출 문제를 다같이 풀 수 있었습니다. 도보 5분 거리에 대형 종합반 학원이 있어서, 낯선 장소에서 연습하고 싶을 때에는 따로 사설 모의고사를 신청해서 볼 수도 있습니다. 9월 평가원을 종합학원에서 보고 맛있는 점심 도시락 먹으러 다니던 학원에 갔던 기억이 있네요.

 

올해 결과, 생각나는 점

언수외 원점수 97 100 98, 사탐 백분위 100 98, 정시 일반전형으로 고려대 경영학부 합격했습니다. 재수생들보다 공부 시간도 짧아 불안했는데 기대했던 정도의 성적을 받게 되어 결과도 좋아서 정말 기쁩니다. 학원 다니는 중에는 정말 힘든 점이 많았습니다. 12시간 공부하고 나면 너무 힘들어서 집 들어가자 마자 뻗고 아침에도 일찍 일어나야 했어요. 그리고 단언할 수 있는 것은, 종합반이 답답하고 힘들어서 끊고 자습학원 오면 절대 못 버틴다는 것입니다. 종합반이 힘들어서 상대적으로 편한 자습학원에 다녀야 겠다는 생각은 잘못된 생각이라는 거죠. 편해 보이지만 오래 다니면 다닐수록 정말 힘이 듭니다. 물론 주변 친구들을 봐도 끝까지 집중의 끈만 놓지 않는다면 성적은 많이 오르더라구요. 절대적인 공부시간, 자습시간이 많기 때문에 성적이 안 오르기가 더 힘들 것 같아요(열심히만 한다면).

 

반수에 대한 견해 + 개인적인 팁들

정시로 대학에 들어가는 문이 좁아지고, 원서영역의 승자와 패자가 이라는 요소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많은 상황이라 완전 재수를 선택하는 학생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것 같아요. 주변 친구들을 봐도 그렇고 수험생 커뮤니티들을 봐도 그렇고 반수하겠다는 학생이 많아지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돌아갈 곳이 있다는 반수의 메리트는 상당히 큽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한 학기 등록금에 대한 경제적 부담을 무시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재수생들에 비해서 절대적인 공부량은 부족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단점이겠죠. 따라서 어느 정도 기본 개념이 탄탄하게 박힌 학생이 아니라면 반수 성공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는 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모의고사 성적보다 수능 성적이 잘 나오지 않은 학생들이 아니라면, 가능성의 측면에서 재수의 성공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은 사실인 것 같아요..

대학 인간관계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무휴학 반수를 하려는 분들 있으면 개인적으로는 비추합니다. 일단 결정적으로, 휴학을 하지 않는다고 해도 일일호프나 축제같은 과행사에 참석하지 못하기 때문에 대학 사람들과 어느 정도 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반수 티안내려고 최소 수강학점이라도 들은 저 역시, 학교 다니면서 대학친구들이랑 관계 유지는 하지도 못하고 대학 수업만 들으러 학교 다녔어요(한 마디로 시간 낭비였음). 9학점 수강신청을 할 때 월1,2 1,2,3 1 교시를 수강신청해서 월수금 오전에만 수업을 몰아넣었습니다. 자습학원에 신청한 외출 시간은 변동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수업 끝나자 마자 바로 학원에 와서 공부를 해야 했습니다. 즉 그나마 시간표가 깔끔하게 잘 정리 되고, 관리가 철저한 학원을 다녔기 때문에 비교적 공부에 방해를 덜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반수의 장점으로 꼽히는 심리적인 안정감9-10월쯤 되면 도리어 독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이유에서 반수 종합반이든 빡센 자습학원이든 다니는 것이 중요한 듯 합니다. 6개월 정도를 혼자 독서실 다니는 것은 수능을 종교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는 한은 불가능하고 장애 요소도 많은 것 같아요. 첫 달이야 시작할 때니까 공부 잘 되겠지만 나중에 그만한 집중력이 유지되기가 힘들다는 것은 여러분들이 더 잘 아실 것 같아요. 그리고 기초 개념이 잡혔다는 판단이 드는 학생들은 인강을 듣는 것이 학원을 다니는 것 보다는(집중만 해서 듣는다면) 더 효율적인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언어 김동욱, 수리 신승범 한석원, 외국어 이명학 강의를 많이 들었어요. 특히 한석원 실전 모의고사나 이명학 리드앤로직 1.0 강의가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된 것 같네요..

N수를 하든, 반수를 하든, 본인이 원하는 학교에 만족하면서 계속 다니든 자신이 신중하게 결정하고 노력한다면 나중에 후회할 일은 없을 거에요. 그래도 만약 재수나 반수를 결심하신 상황이라면 그 기간동안만큼은 정말 열심히 해야, 실패하더라도 미련이 안남겠죠.

꽤 긴 글인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 궁금해 하실 분들을 위해 제가 다녔던 자습학원에 대한 정보를 알려드리자면,

 

목동 와신상담학원(오목교역 5번 출구) 02)2645-2628입니다..

 

학원의 장단점

1. 장점

엄격한 관리(관리선생님들이 굉장히 엄격해요. 두 분이 계시는 데 혼나는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자습시간에는 졸면 깨워주심, 잠은 쉬는 시간에만 자야함

와이파이 연결로 자유롭게 인터넷 강의 수강 가능(관리선생님들이 돌아다니시면서 딴 짓 못하게 봐주심)

주기적으로 학원에서 실시하는 언,,외 모의고사로 (듣기평가, OMR표기 포함) 실전 감각 익힐 수 있고 성적 변화 추이 판단 가능,

학원 시간표에 따라, 수동적으로 공부만 하면 되기 때문에 저절로 112시간 학습 가능

EBS 외국어 단어 시험 실시, 철저한 재시험 방식으로 외국어 학습에 도움이 됨

EBS 진도표(언어, 외국어)가 정해져 있음. 12시간 자습 중 한 두시간 정도는 매일 정해진 분량의 EBS교재를 풀고, 듣기 평가를 실시하여(매일 OMR로 채점한 뒤 점수 알 수 있음), 학원에서 주는 진도표만 따라가면 EBS교재를 수능 전까지 두 번 정도 풀 수 있음.

주간 계획표(~. 1교시부터 12교시까지-7 x 12 박스가 쳐진 계획표)가 항시 배치되어 있어 착실하게 학습 가능

부모님에게 확인 전화를 받은 경우에 한해, 학원외출이 허용되므로 그 부분에 대해서 걱정하지 않아도 됨. 실제로 고3 현역들 중에서도 학교수업 마치고 야자 대신에 분위기가 좋은 자습학원에 오는 아이들이 많았음.

올해 부터는 자습시간이 수능 시간표대로 바뀐다고 들었음

2. 단점

엄격한 관리가 독이 될 수 있음. 나이가 많으신 관리 선생님 두 분이 계시는데,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공부하지 않으면 집중을 못하는 학생은 처음에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음. 워낙 많은 학생들을 긴 시간 동안 관리하시다 보니 목소리가 커지는 경우가 종종 있음. 물론 (특히 하반기로 넘어가는 시점에) 분위기를 잡는 데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만 신경이 쓰이기도 했음.

외국어에 대해서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학생은 처음에 단어 시험 치르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느낄 수 있음. 본인 역시 처음에는 단어 시험 치르는 것이 제일 짜증 났음. 결과적으로 외국어 성적도 오르고, 지금 생각해보면 도움이 된 것 같긴 하지만 채점을 하는 데 상당히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셔서 학생들과 마찰을 빚는 경우가 종종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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