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해력을 높이는 진정한 어휘력
요즘 마치 어휘력을 재발견하듯 ‘어휘를 잘 알아야 독해가 가능하다’는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근래에는 어휘 학습에 대해 자주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어휘력이 어떤 것인지, 그리고 어휘력이 독해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알면 학습법을 잘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우리는 글에서 ‘오염’이라는 단어를 보면 “오염”이라고 읽거나 생각합니다. 이것은 마치 길에서 친구를 마주쳤을 때 마음속으로 ‘OO다!’라며 눈 앞의 사람이 친구라는 것을 알아봅니다. 이걸 단어인식(word recognition)이라고 합니다. 친구를 봤을 때 가장 먼저 친구의 이름이 마음속에 떠오르는 것처럼, 단어인식을 할 때 우리 마음에 떠오르는 그것을 [단어이름]이라고 합니다. ‘오염’은 단어의 이름입니다.
친구임을 인식하여 ‘OOO네!’라고 생각한 다음으로는 곧바로 자신과 친구가 어떤 사람인지, 어디사는지 등이 떠오를 수 있습니다. 그런 건 친구의 이름이 아니라 친구에 대해 아는 것입니다. 친구에 관해 알고 기억하고 있던 걸 떠올리는 것이지요.
단어도 단어 이름 외에 지식들이 있습니다. [의미]가 그 중 하나입니다. 친구에 관한 여러가지 경험과 기억이 있듯이 단어도 복수의 의미들이 있습니다. 또한 친구에 관한 것 외에 친구와 연결되는 것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친구하고 잘 가던 카페, 친구의 학교, 친구의 친구 등등. 그건 친구와 연결되어 있는 기억입니다. 단어도 읽거나 들었을 때 동반해서 [연상되는 지식]이 있습니다. ‘댓글’을 보면 ‘연예인’이나 ‘페이스북’이 떠오를 수 있는 것처럼 ‘오염’하면 ‘원자력발전소’가 떠올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
이렇게 어휘력은 단어이름, 의미, 연상지식 등으로 구성됩니다. 연상지식은 어휘 자체에 관한 지식이 아니지만 어휘를 처리하고 어휘가 들어간 문장이나 글의 이해력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어휘력에 포함하고자 합니다.
그런데, ‘어휘’가 아니라 ‘어휘력’이란 어떤 사람이 가진 능력을 말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단어이름을 처리하는 속도, 의미를 아는 정도, 의미를 처리하는 속도, 연상지식의 여부 및 풍부함, 연상지식 처리의 능숙함 등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그래서 어휘력의 구성요소들을 아는 정도와 처리의 능숙함의 정도를 독해를 잘 할 수 있는 수준으로 높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읽기유창성은 글을 얼마나 정확하고 빠르게 읽는가를 나타냅니다. 읽기유창성이 좋은 사람은 이해하려는 글을 잘 읽는 사람입니다. 따라서 읽기유창성이 좋을수록 이해할 준비가 잘 되어 있는 것입니다. 읽기유창성을 좌우하는 것은 얼마나 단어를 빨리 인식할 수 있는가와 문장 안에서 단어의 기능을 잘 이해하는가입니다. 문장을 읽을 때면 연속된 단어들의 단어이름을 빠르게 떠올립니다. 단어이름을 0.2초 이내에서 조금 더 빨리 또는 조금 더 늦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음절을 잘읽거나 잘못 읽는 일이 생깁니다.
단어를 인식하는 속도는 단어를 만난 빈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단어를 사용한(읽은) 경험이 많을수록 단어인식속도는 빨라집니다. 책을 많이 읽지 않은 사람은 단어사용빈도가 낮고, 유창성이 떨어져 이해가 서툽니다. 또한 단어가 문장에서 어떤 기능을 하는지 파악을 빨리 할 수 있도록 파악 경험이 많지 않으면 띄어읽기를 제대로 하지 못합니다. 3~5음절로 된 어절 가운데를 끊어 읽거나 띄어읽을 지점에서 더 많이 쉬거나(머뭇거림) 하는 현상이 나옵니다.
이런 분들은 단어사용빈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문장을 이해하기 위해 단어들을 잘 읽어 마음속으로 보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읽는게 서툰데 읽고 이해하는 두 가지 작업을 한꺼번에 연습하려니 둘 다 잘 안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문장 안의 단어를 잘 읽는 연습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모르는 단어를 아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아는 단어의 사용빈도를 높여 아는 단어라도 반복해서 봐야 합니다. 본다는 건 아는 단어를 알아보는 경험이고, 알아보면 당연히 단어에 관한 지식(의미, 연상지식) 등을 상기하는 경험입니다. 아는 것을 반복해서 자꾸 떠올려야 독해를 할 때 매우 짧은 시간만 스치고 지나가듯 보게 되는 단어로부터 의미와 지식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장 안에서 단어가 사용될 때 의미는 유동적입니다. 사전에 나온 그대로 사용되지 않고 단어의 의미를 토대로 맥락에 따라 새로운 의미로 트랜스포밍을 합니다. ‘오염’의 의미 덕분에 ‘외국어’는 ‘더러운 것’ 또는 ‘(오염시키는) 다른 것’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외국어’는 다른 나라의 말이라는 의미일 뿐인데 말이지요. ‘무분별하다’는 개념도 ‘더러운’ 또는 ‘다른’의 의미가 없습니다. 이렇게 문맥에 따라 부여된 의미를 빨리 인식하는 작업도 독해과정에서 하게 됩니다. 따라서 단어인식 – 의미접근 – 의미선택 – 연상지식 연상 및 참조 – 부여된 의미(의미파악 정교화) 등 할 일이 많습니다.
이렇게 해야 할 여러가지를 ‘처리’하는 능력이 어휘력입니다. 어휘의 의미는 어휘에 관해 우리가 알아야 할 지식 중의 하나고, 의미를 아는 것은 어휘력의 일부입니다. 어휘에 관한 지식을 사용할 능력을 갖추는 것, 즉 어휘를 사용하는 능력이 곧 어휘력입니다.
광고!) 제가 만든 어휘력 교재 ‘나만 어려운 국어 ; 내겐 모르는 줄 몰랐던 어휘가 있었어’는 이런 학습법을 익힐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수록한 어휘는 500여개입니다. 반드시 잘 알아야 할 단어지만 제 기준에 의하면 잘 알지 못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알아야 할 단어는 더 많습니다. 따라서 이 교재를 통해 단어를 학습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구입을 원하지 않으시면 샘플을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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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피아드 같은 실적은 아예 네버 반영 안되나요???? 0
음.. 컴공과 희망하는 학생이구요.. 이번에 한국 정보올림피아드에서 12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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