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늦은 고3 현역의 수능후기
다들 써보는 것 같길래 저도 써봅니다
하루 전
드디어 수능 하루 전.
제가 보통인지는 모르겠지만 d-2까지만 해도 거의 안떨렸습니다.
수능에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긴장 개쩐다고 하는데 저는 신기하게 정말
긴장이 전혀 안됬습니다.
근데 하루 전은 그래도 좀 다르더군요 ㅋ
저희학교는 학교에 하교할때 1,2학년들 전교생의 박수를 받고 하교합니다.
교문 밖으로 나가려는 순간.. 앞에 수많은 1,2학년들이 있으니까 정말 많은생각
들더군요 .. 저도 작년 재작년까지만 해도 저걸 했으니까.. 그 때는 그냥 그저그랬는데
이게 주체가 제가 되니까 정말 느낌이 다르더라고요.
"와 수능이다."
집에돌아와서는 저는 게임을 했습니다. 피파 2판정도...
그리고는 이지민 적중지문 보고 지2좀 보고 수리도 좀보고.. 12시에 누워서
12시 30분쯤 잔것같네요.
근데 전 신기하게 보통 침대에 누우면 엄청 긴장된다고하는데 전혀 긴장이 안됬어요 ㅋㅋㅋ
핸드폰 '프리존' 보면서 그냥 '수능이네' 만 느낌...
당일
"XX야! 수능이여 임마!"
이게 당일날 처음들은 소리였습니다. 엄마의 반가운 모닝콜에 깨고 시계를 보니
AM 6:30.
머리 감고 TV를 보니
"오늘은 2012 대학수학능력시험 입니다. 전국 약 2000여개의 수험장에서..."
이 때부터 확 옵니다. 수능이란거. 긴장이란게 생깁니다.. 처음으로
학교에 도착하니 응원하는 인파가 많더군요.. 웃긴건 제가 다른학교 학생인걸 알면서도
그리고 저 혼자만 지나갔는데도 제학교가 아닌 다른학교를 대놓고 응원하더군요 ㅋ;;
그거 듣고 어이가없어서 참..
언어영역
이때가 제일 긴장쩌는걸로 생각됩니다. 언어 듣기 1번 듣는데 오른쪽분이 고맙게도 발을 떨어주시네...
손으로 눈 근처를 가리는데 이 때 잡생각 엄청 나서 1번 제대로 못듣고 선지 2개에서 엄청 고민해서 결국 하나로
찍었습니다. 이 때 멘탈붕괴라는 것을 처음 느꼈습니다..
"아나 ... 왜 1번부터 나에게 이런..."
선지 2개 고민했는데 결국 무의식적이라도 못들었던거 찍었는데 맞긴맞았습니다.
근데 2번이 헷갈립니다.
앞에 1번에서의 멘탈로인해 2번역시 영향을 엄청 받습니다.
진짜 그 때 나가고싶었습니다. 옆에서 발은 여전히 떠시고 긴장은 최고조로 일었고...
그래도 최대한 귀에 집중했습니다.. 이 문제는 제가 맞았는지도 모르는 이상한 지문.
쓰기어휘 어법 첫문제에서 좀 당황하고 그럭저럭 푼 다음 소설 '돌다리'는 고득점에서도 다맞았던 지문이라 3분 클리어 하려고했는데...
막힘... '멘탈 붕괴'
그 다음 비문학에서도 막히고.. 시는 '이것도 맞고 저것도 맞고 다맞는데 왜 답은 1개인거냐'
라는 생각이 계속 들더군요...
그래도 그럭저럭 풀었는데... 제 인생에서 최고의 실수중 하나로 생각되는 짓을 했습니다.
'시 간 착 각'
9시 50분에 끝나는 줄알았습니다.
그래서 50분에 가까워지자
"아... 2지문 못풀었는데.. 아... 어쩔수없다. all 4'
하고 마킹을 마무리하고 기다리고있었습니다.
근데 갑자기
'10분 남았습니다.'
!!!!!!!!!!!!!!!!!!!!!!
순간적으로 진짜 무의식적으로 "어!?" 라는 소리가 나왔습니다.
진짜 미치겠더라고요 ...
그래서 일단 10분남았다니까 2지문중하나 풀려고 하는데
이게 마음이 당황하다보니까 안보이더라고요 ㅋㅋㅋ 그때 푼 문제가
언어 비문학 지문이였어요...
결국 비문학 3문제중 2문제는 맞고 1문제는 찍고 극문학 3문제 all 4로 찍은 상태로 냈습니다.
결과 : 73점
2012수능.. 제 최대의 한입니다ㅋ
언어 끝나고.. 친구들이 저에게 오더군요.
제가 그전부터 교원대 간다고 계속 말하고 다녔는데..
묻더군요.
"교원대.. 갈 것 같에?"
전 당당히
"군대"
"..."
"그럼 한강다리 가야겠네 ㅋㅋㅋ"
"같이 가자 ㅋ"
해맑게 말했습니다. 제 성격대로.
어차피 망했으니까 뭐 긴장따위도 전혀 없더라고요 중학교 기말고사보다 더 안떨었어요.
언어 잘봤냐는 말을 들을 때마다
"교원대 바이 ㅋㅋㅋ " 라고 말하며 다녔네요 ㅋ
수리 가형
풀면서 너무나 재밌었습니다. 긴장이 안되고 그냥 편안하게 봤습니다.
수능에서 막히는 문제가 있으면 멘탈붕괴가 심하게 난다는데
전 그런것도 없었어요.
일차변환 공통넓이 부분도 처음엔 당황하고 그리고 계산도 꼬였어요.
그래도 편안하게 봤습니다.
뒤에 어려운 19 20 21 문제 풀때도 물론 20번만 찍어서 맞았지만
전혀 손도 못댔는데.. 그냥 편안하게 본것같네요 ㅋㅋ
대충 고사장 둘러보니까 거의다 자더군요 ㅋ;;
결과 : 77
점심시간때 애들하고 밥먹으면서 저희는 수능얘기 하나도 안하고
그냥 서로 까면서 얘기 했습니다.
반면 제 옆쪽에서 먹었던 다른 학교 학생들은
"나 재수 확정인것 같다.."
"...."
"아 xx... 언어 조낸 어려워. 아 진짜.."
기분이 조금은 불편하더군요... 대학가지고 너무 진지하게 옆에서 이야기하니까 ㅋ
외국어
ebs 잘봤니? 어느정도 실력좀 되니? 되? 그럼 90점 이상은 나오겠네 ㅎ
이 생각이 들더군요.. ebs연계된것중 2개 틀리고 나머지는 거의 10초컷?
빈칸 제외 비연계도 많이 쉬웠고요.. 제가 장문 잘못하는데 장문도 어렵지도 않고 쉬웠어요.
그리고 빈칸 마지막 2문제도 2,4 로 찍었는데 다맞음 ㅋㅋㅋ
가채점하다보니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몇개 틀려서... 좀 당황하긴 햇지만 결과에 저는 너무 만족합니다.
결과 : 90 (근데 이 점수가 3등급이라는게 참...)
과탐
물1 34
풀면서 머리가 싹 비더군요 ㅋ 저에겐 어려웠었던 시험!
화1 35
이건 서브라 대충 봤는데 그래도 35점 나오니까 꽤 잘봤다고 생각했어요 ㅋ
지2 47
한방채점 누르고 환호했습니다. 드디어 1등급 한번 받아보구나... 하고
메가스터디를 보니까 1컷 50.
"......!?????"
뭐지 이거? 왜 1컷이 50이야 아니 그건 그렇다치고 왜 2컷은 48이야 이거. 이게무슨 지1인줄 아나. 왜 3컷은 또 46이야.
뭐여 ! 왜! 왜 어째서?? 10월달도 이정돈 아니였다고. 아니야 지2는 그냥 보는거에 의미를 두는 애들 많어. 괜찮아
떨어질거야...
하며 엄청 심각했네요 .. ㅋ 그래도 1등급 나왔으면 좋겠네요 이거...
짤막하다면 짧고 길다면 긴 후기입니다.
해보니까 수능 별거 아니더군요
긴장도 안되요 ㅋ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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쌩 재수는 하기 그렇고 .. 대학 다떨어져서 재수 할지라도 6월달까지는 알바하면서 그냥 놀고싶네요 ㅋ
ㅋㅋ아주해볼만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