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무사(高麗務士) [444924] · MS 2017 (수정됨) · 쪽지

2017-05-30 23:27:23
조회수 3,950

너무 소름끼치는 꿈을 꿨어요ㅠ 무슨 뜻일까요?

게시글 주소: https://rocket.orbi.kr/00012125529

뭐랄까..


오늘은 공부가 아주 잘된 날이었어요.


한 번도 딴짓을 안하고


계획대로 공부가 척척 되고


왠지모르게 모든 일이 술술 풀린 기분좋은 날이었죠.




이 꿈을 꾸기 전까지요.







꿈의 시작은 나름? 평범했어요.


아침을 먹고 있는 저의 모습이 3인칭 시점으로 보였죠.


몸을 움직인다거나 할 수는 없이 시선이 고정된 상태였어요.


'꿈 속에 보이는 저'가 움직이면 시선이 자동으로 따라 움직여지는..




그 녀석은 아침을 먹고나서 샤워를 하고 집을 나서더군요.


모자를 푹 눌러쓰고


이동하는 시간도 아깝다는 듯이 빠르게 걸어갔어요.


독서실에 도착해서는 짐을 풀고 앉자마자


책장에서 국어 기출문제집을 꺼내서


비문학 4지문 문학 4지문을 풀고 분석하더라구요.


저는 그걸 강제로 그냥 계속 지켜보고 있었구요.


사실 꿈이라서 별 생각없이 지켜보고 있었던 것 같아요.


느낌상 휙휙 지나갔기도 했구요.


국어를 다 풀더니 그 녀석은


생수 한 모금을 마시고


바로 수학문제집을 꺼내 풀더군요.




이때 갑자기 이질감이 들었어요.


국어 지문 푸는거야 매일 하던거라 위화감 없이 감상하고 있었는데


생수 한 모금 마시고 바로 수학을 푸는 모습에서


오늘이 보였거든요.


그때부터 '아, 이거 꿈이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일종의 자각몽이죠.


완전히 제정신은 아니고.. 뭐라고 설명해야될지 모르겠네요 ㅠ


하여튼 자각몽은 정말 가끔씩이긴 하지만 꿔본 적이 있기 때문에


당황하지 않고 계속 꿈을 감상?했습니다.




꿈에서는 정말 오늘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행동들이 이어졌습니다.


밥버거로 10분컷 점심을 하고 와서는 스트레칭을 조금 하고


영어랑 탐구 공부를 하다가


시간에 맞춰 헬스장 가서 운동을 하고


저녁을 먹고


다시 독서실을 가서 수학을 하는..


??


어??


오늘 저녁먹고 가서 탐구 했었는데..?




이 생각이 들자마자 공부를 하고 있던 녀석의 고개가


기괴한 각도로 휙 돌아가더니


저를 쳐다보더군요. 그러더니


'안녕?'


이러는 거에요.


저는 당황해서 아무 말도 못했죠.


그러더니 그 녀석의 모습이 저를 닮은 모습에서


레바툰이나 대학일기같은 그림체인데 그렇게 동글동글하진 않은..


하여튼 그런 형태의 모습으로 바꼈어요.




*여기서부터는 대화형식입니다.




-안녕?


-난 학벌주의야.


-말을 못하나?


'아..'


-할 수 있네!


'뭐야 너는?'


-학벌주의라니까ㅋㅋㅋ


'아니, 그래 그럼 왜 나타난 거야?'


-글쎄. 너가 만들어놓고 그렇게 물어보면 할 말이 없지.


-뭐 어쨌든 너의 오늘을 본 소감은 어때?


'어.. 솔직히 만족스러웠어.'


-ㅋㅋ그래서 내가 나타난거야.


'?'


-너 말이야. 최근에 다시 수능공부하면서 뭐 가슴이 시켰다느니


-오그라드는 글을 쓰고 다니던데


-그거 말이야. 누가 시킨걸까?


'..너가 시킨거겠지.'


-땡! 누가 했는지는 나도 몰라!


'뭔 개소리야?'


-그게 문제라고! 나는 애초에 너가 재수할때 생겨났어.


-근데 말이야. 원래 나는 적당히 좋은 대학만 갔으면 됐다고.


-나는 악마가 아니야. 결국 너의 일부기 때문에


-너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어.


-너 재수 시작할때 그랬잖아? 여기만 다녀도 좋겠다고.


-재수 끝나고 나서 아쉬웠는지 몇 번 건드려보다가도 그냥 살기로 했잖아?


-나는 할 일을 마치고 이제 적당히 학벌뽕 맞으며 살던가


-아무리 나쁜 결말이래두 구석에 웅크리고 있는듯 없는듯 지냈겠지.


-근데 x발 내가 아무것도 안했는데 이 사태가 난거야!


-아무래도 너의 심연 속 어딘가에서 비틀어진 무언가가 생긴 것 같아.


'잠깐 잠깐. 너무 의미부여 하는 거 아니야?'


'난 그냥 하고 싶어서 하는 건데.'


-후.. 그게 진짜 너가 하고싶은, 너를 위한 길이라고 생각해?


-너는 너의 인새..




여기서 대화는 끊겨버렸습니다.


갑자기 검고 거대한 개의 형상을 한 무언가가 나타나서


"잡았다."라는 말과 함께 녀석을 먹어버렸거든요..


그러고 제가 벙찐 표정으로 그걸 보고 있자니


그놈이 한마디를 했는데


그걸 듣고 깼습니다.




"안녕? 난 학벌주의야."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