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문주의)재수생의 수험생활 복기글-1편
필력이 떨어지는점 양해부탁드립니다
+모 재수학원 갤러리에 같은 글을 쓴적이 있는데 동일인입니다. 혹시라도 원문을 보신 분이 계실까봐 미리 말씀드려요…!
나는 고1때 부모님이 이혼했다. 어린 나이였지만 이미 몇년 전부터 사실상 이혼상태였기 때문에 크게 충격받지는 않았다. 나의 삶에서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만 원래 나쁘지 않았던 집안 경제사정이 안좋아졌을뿐.(경제사정때문에 이혼한건 아니다 그저 이혼의 결과.)아마 내가 안정적이고 수입이 좋은 메디컬을 지망하게 된 것이 이쯤부터일거다.
고1때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교육구지역에서 나름 알아주는 일반고에서 내신이 2 초반이었으니. 담임선생님은 내신을 조금 올려서 수시로 약대를 가보라고 조언해주셨다. 이때까지만 해도 모든게 괜찮아 보였다.
문제는 고2때 시작됐다. 재수없게도 이과에서 성적이 가장 낮은 반이 걸렸다. 일례로 수학 중간고사 전체평균이 40점대였는데 반 평균이 30점대였던적이 있다.
물론 어려운 상황에서 이럴수록 정신차려 공부해야 했지만 이땐 철이 덜 들었던 것 같다. 변명할 생각은 없다. 오로지 내 선택이었으니까. 관심있던 이성에게 0고백 1차임으로 까인데다 반에서 악질새끼 하나한테 찍혀서 가을까지 고생했다.(다른애들과는 그래도 잘 지냈다) 그때의 나는 좋게 말해 순하고 나쁘게 말해 소심한 자기주관이 없는 애였기에 아무 반격도 하지 못했다. 현재도 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나면 이때를 한탄하곤 한다. 아무튼 이렇게 나는 고2를 망쳤고, 내신은 2등급 후반까지 떨어져 결국 수시를 포기하고 정시의 길을 택했다.
겨울방학동안 집근처 독서실에서 매일 아침부터 밤까지 구르고 3모를 쳤다. 결과는 13112. 수학이 60점으로 처참했다.
분명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어릴때부터 수학학원 끊은적이 없는데. 고2 학평은 그래도 1은 나왔는데. 이 시기부터 수학을 잘하는 사람에 대한 열등감이 스멀스멀 생겨났다.
하지만 아직 좌절하진 않았다. 매일 똑같은 하루를 보냈다. 기출을 풀고 개념공부를 하고..참고로 3모 이후 개념이 심하게 부족하다고 생각해 시발점부터 다시 들어서 6평 전날에 끝냈다.
6모 결과는 12132. 수학은 원점수 72로 간신히 2를 받았고, 생명은 1컷이 50이었기에 비유전 두문제를 실수한 내 등급은 그대로 나락으로 떨어 졌다. 게다가 킬러배제까지 겹치게 되고 엔수생의 유입소식에 난 점점 불안해져 갔다. 6모가 끝나고 뉴런을 사서 들었고 공통과 미적까지 해서 8월 중순에 끝났다. 이후로는 기출문제를 열심히 풀다가 9평 시험장에 들어갔다. 결과는 12211. 고정1이던 영어가 2등급이라는 사실, 그리고 특히 노력한 수학이 여전히 2컷 언저리라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 원점수는 77. 그나마 국어 백분위 100, 탐구 11인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9모가 끝난후 실모를 본격적으로 많이 풀었다. 킬캠 서바 히카 해모 등등 이거저거 많이 풀었지만 점수는 항상 60에서 70점대였고 간혹 50점대 도 나왔다. 심지어 9평후에 나온 물수학 실모였음에도. 한번은 55점인가를 받고 책상에 머리를 박으면서 자해를 한적도 있다.
오르비엔 수학 잘하시는 분들이 수학 공부법을 알려주는 칼럼들이 많이 있었고 이를 그대로 따라해보기도 했다. 수학 실모 90점대를 받고 못봤다고 하는 사람 들을 보면 진심으로 죽이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정도로 난 수학이 잘하고 싶었고 수능에서 1컷이라도 받으면 소원이 없을것같았다.
대망의 수능날. 항상 국어 고정1이었던 난 1교시부터 당황했다. 역대급 불이었던 24수능에서 1교시가 이후에도 영향을 주었다. 국어는 1이 나왔지만 평소에 비하면 백분위가 초라했고 수학은 2등급이 나왔으나 찍어서 맞춘 1문제때문에 이렇게 된 것이다. 원점수 81. 수학만이 아니라 믿었던 생명에서조차 실수 이슈로 2컷 점수가 뜨며 이렇게 나의 첫 수능은 끝났다. 등급은 언미영생지 12121, 백분위는 97 94 87 95. 수의대에 가고싶었던 난 수능이 끝난 당일 재수를 결심했다. 제2외국어 시간에 재수커리를 시험지에 짜고 있었을 정도였으니.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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