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독서 기출 분석법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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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번 2024 수능에서 국어영역 95점을 받은 본체만채! 입니다. 오래전에 올라갔던 첫 번째 독서 기출 분석법에 이어, 두 번째 독서 기출 분석법으로 돌아왔습니다! 앞의 글을 읽고 오시면 더욱 도움이 될겁니다!
https://orbi.kr/00066112888/%5B칼럼%5D%20독서%20기출%20분석법%20(1)
지난번에도 말씀드렸지만, 아무리 수능 독서의 난이도가 내려가더라도, 독서는 가장 중요한 영역입니다. 지난 글에서 말씀드린 다양한 독해요소들에 대한 미시적인 행동강령을 통해서 기본을 다졌다면, 이젠 이걸 바탕으로 거시적인 행동강령을 만들어 어떤 시험지가 어떻게 나오더라도, ‘일관되게’ 풀어낼 수 있는 기틀을 만들어야 합니다.
누군가는 물어볼 수도 있겠습니다. “그래서 니가 말하는 거시적인 행동강령이 뭔데? 그리고, 그게 왜 필요한데?” 네. 실제로 많이 받았던 질문이기도 하고요. 앞의 글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다시 한 번 제가 말씀드리는 행동강령들을 정의해보겠습니다. ‘미시적인’ 행동강령은 글, 즉 하나의 TEXT를 뚫어내는 행동강령이 아닙니다. 한 문장, 한 문단, 그리고 문단간의 연결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파편화된 행동강령입니다. 한 글에 비교-대조만이 나오나요? 문제-해결만이 나오나요? 그렇지 않죠. 그렇기에, 미시적인 행동강령은 모든 글을 뚫어내는 일관된, 확실한 행동강령이 될 수 없습니다. 그저 글을 잘 읽기 위한 도구일 뿐이에요.
그럼, ‘거시적인’ 행동강령은 무엇일까요? 우리가 파본검사를 하며, 쭉 페이지를 스캔만 하더라도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야 될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나갈 능력을 만드는 겁니다. 문제들을 가볍게 스캔하기만 했을 때, 그 지문이 문제-해결 구성인지, 수식을 정리해야하는지, 케이스를 분류해야하는지 바로 보이나요? 그렇지 않죠. 그렇다면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제재’와 ‘문항의 구성’입니다. 각각의 ‘제재’, 그리고 각각의 ‘문항 구성’에 따라서 우리가 어떻게 행동해야할지, 그 과정을 일관되게 정해나가는 것이 거시적 행동강령을 만들기 위한 학습과정입니다.
여기까지 읽어서는 잘 와닿지 않을 수도 있겠네요. 그렇다면 예시를 들면서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경제 제재’에 대한 저의 거시적 행동강령을 통해서 어떻게 글을 일관되게 뚫어나가는지 보여드리겠습니다. 경제 지문에 대한 저의 행동강령은 크게 세 가지인 것 같습니다.
1. 경제 지문에서 ‘문제 상황’이 나오면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자. 그러면 ‘해결책’은 ‘문제의 원인’을 제거하거나 완화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것이다.
2. 두 가지 요소가 비교-대조될 때 정확하게 체크하자. 특히, 시대의 흐름에 따라 비교-대조되는 경우에는 앞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살펴보자.
3. 수식, 비례관계는 정리하며 읽자.
이를 바탕으로 그동안 나왔던 기출문제들 중 가장 어려운, 2211의 브레턴우즈 지문을 뚫어내보겠습니다! 그냥 과외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고, 편하게 따라와보세요!
지문을 슥 스캔해보면, ‘경제 제재’라는 것은 바로 보이네요. 제가 앞에 써둔 세 가지 행동강령을 바탕으로 글을 뚫어내면 되겠습니다. 12번 문제에 ㉠~㉢의 세 가지 체제가 나오네요? 이 또한 저의 행동강령인데, 저는 문제에서 이렇게 세 가지 대상이 나오면 의식적으로 지문 독해과정에서 세 대상을 비교-대조합니다. 여기까지 하면 지문에 대한 행동강령 적용 준비는 끝난겁니다. 그러면, 1문단부터 들어가봅시다!
먼저 읽고, 제가 말씀드린 행동강령을 바탕으로 생각해보세요.
생각해보셨나요? 그럼, 함께 봅시다!
기축통화의 정의와 경상수지에 대한 수식이 나오네요. 세 번째 행동강령에 따라, 수식을 정리해둡시다. 달러화의 구조적 ‘모순’이라고 하는데, 단어의 뉘앙스부터 문제점이라는 것이 느껴지죠? 행동강령에 따라, 문제의 원인을 찾아봅시다. 마지막 문장을 읽어보니 ‘미국이 경상수지 적자를 허용하지 않으면’ 세계경제가 위축되고, ‘적자가 지속되어 달러화가 과잉 공급되면’ 신뢰도가 저하되고, 환율제도가 붕괴돌거라고 하네요. 아, 앞에서 ‘모순’이라고 했던 말이 이해가 됩니다. 경상수지 적자를 허용하지 않는 것, 허용하는 것은 동시에 일어날 수 없는 일이죠? 그런데, 각각의 경우에 문제가 생기네요. 그래서 ‘모순’이라고 했나봅니다.
각각의 문제의 원인까지 파악하고 지나가면 좋겠습니다. ‘세계경제 위축’이란 문제의 원인은 미국의 경상 수지 적자 미허용이고, ‘신뢰도 저하 및 고정 환율 제도 붕괴’라는 문제의 원인은 적자의 지속과 달러화의 과잉 공급입니다.
그러면, 2문단으로 넘어갑시다. 우선, 스스로 읽고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생각해보셨나요? 그럼, 함께 읽어봅시다!
1문단과 2문단의 연결되는 내용이 있으면 연결하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미시적 행동강령들입니다. 이런 것들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거시적 행동강령을 만들어나갈 수 있어요.
이 지문에서도, 2문단의 첫 문장이 1문단과 바로 연결됩니다. 트리핀 딜레마는 ‘국제 유동성 확보’와 ‘달러화의 신뢰도’ 간의 문제라고 하네요. 왜 그럴까요? 그 답은 1문단에 있죠. 국제 유동성이 과하게 공급되면, 달러화의 신뢰도는 떨어집니다. 국제 유동성의 공급이 ‘문제의 원인’이였고, 달러화의 신뢰도 하락이 문제의 ‘결과’였죠. 이렇게, 두 대상은 억제의 인-과로 연결되네요.
이 뒤에는 금 본위 체제와 브레턴우즈 체제에 대한 비교-대조가 이루어지는데, 앞의 문항 스캔과정에서 ㉠-㉡-㉢이 나오면 지문 독해과정에서 비교-대조하라고 말씀드렸죠? 문항 스캔을 통해 세웠던 행동강령을 바탕으로, 금 본위 체제와 브레턴우즈 체제의 위-아래를 오가며 비교-대조해야 합니다. 어떤 ‘대립지점’에서, 어떻게 다른지 잘 체크해야합니다!! 보기 좋게 표로 정리하여 비교-대조표를 나타내면 아래와 같습니다.
다음 3문단으로 넘어가봅시다. 우선, 스스로 생각하며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닉슨 쇼크’가 어떤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지 생각하며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꽤나 어려웠죠? 함께 읽어봅시다! 이 부분이 “문제의 ‘원인’을 어떻게 완화시키는지를 살펴봐야한다.”는 저의 행동강령이 제대로 발휘되는 부분입니다.
“미국의 경상 수지 적자가 누적되고, 달러화가 과잉 공급되었다.”라고 합니다. 어디서 본 장면 아닌가요? 1문단에 나왔던, 모순 상황 중 두 번째 상황의 원인이네요. 그러면 신뢰도가 저하되고, 고정 환율제도가 붕괴하겠네요. 이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평가 절하’와 ‘평가 절상’이 제시됩니다. 앞의 행동강령에서 ‘해결방안’은 ‘문제의 원인’을 완화하거나, 제거하는 방향으로 작용해야 한다고 말씀드렸죠? 평가 절하/평가 절상을 통해 달러화의 가치를 내리면, 문제의 원인인 ‘경상수지 적자’가 해결될 것이라고 추론할 수 있겠습니다. 이 부분을 추론하는 것이 22수능의 하이라이트였죠.. ㅜㅜ 배경지식이 있으면 좋았겠지만, 배경지식이 없다면 이렇게라도 추론할 수 있어야 했겠습니다.
두 해결방안이 모두 작용하기 힘든 상황에서, 미국이 결국 ‘닉슨 쇼크’를 단행하네요. 1문단의 예언처럼 고정 환율제도가 붕괴된 상황입니다. 이는 평가 절하, 평가 절상 중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한 것일까요?
네, 평가 절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합니다. 평가 절하가 ‘브레턴우즈 체제하’에서 불가능하다 했으니, 브레턴우즈 체제 자체를 박살내서 문제를 해결한거죠. 평가 절하를 통해-> 경상수지 적자를 해결하여 -> 문제상황을 해결한게 되겠습니다. 경제 지문을 뚫어내는 저의 행동강령이 빛을 발하는 순간입니다.
마지막 문단입니다. 중요한 문제 상황과 해결에 대한 흐름은 끝났지만, 문제를 풀기 위한 비교-대조는 남았습니다. 한 번 먼저 생각해봅시다.
생각해보셨나요? 앞의 ㉠과 ㉡을 비교-대조한 데에 이어붙여, ㉢을 비교-대조해봅시다. 위의 내용과 수직적으로 엮어서 비교-대조하면 아래와 같이 정리하여 나타낼 수 있겠습니다.
이렇게 저와 같이 지문을 읽어보았습니다. 행동강령에 맞게, 일관되게 글을 읽어내는 태도가 무엇인지 조금은 감이 오나요? 저는 이 지문에서 ‘문제’ 상황에 대한 ‘원인’을 찾고, 이 ‘원인’을 완화하거나 없애는 방식으로 문제가 ‘해결’된다는 행동강령을 통해 지문을 뚫어냈습니다. 완전히 동일한 방식으로 뚫어낼 수 있는 글이 2006의 미시-거시 건전성 지문인데, 여건이 된다면 한 번 스스로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경제학 지문에 대한 거시적 행동강령,
1. 경제 지문에서 ‘문제 상황’이 나오면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자. 그러면 ‘해결책’은 ‘문제의 원인’을 제거하거나 완화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것이다.
2. 두 가지 요소가 비교-대조될 때 정확하게 체크하자. 특히, 시대의 흐름에 따라 비교-대조되는 경우에는 앞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살펴보자.
3. 수식, 비례관계는 정리하며 읽자.
이 세 가지를 통해 이 글을 비롯하여 수많은 평가원, 리트 등의 경제 지문들을 뚫어낼 수 있었습니다.
경제학 지문 뿐만 아닌, 다른 제재/또는 다른 문제유형의 지문들에 대해서도 본인만의 태도들을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제재별로 칼럼을 써 볼 생각인데, 그 전에 저의 거시적 요소들에 대한 태도들을 말씀드리자면..
(제재별 거시적 태도)
# 경제학
1. 경제 지문에서 ‘문제 상황’이 나오면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자. 그러면 ‘해결책’은 ‘문제의 원인’을 제거하거나 완화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것이다.
2. 두 가지 요소가 비교-대조될 때 정확하게 체크하자. 특히, 시대의 흐름에 따라 비교-대조되는 경우에는 앞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살펴보자.
3. 수식, 비례관계는 정리하며 읽자.
# 법학
1. 법의 목적이 나오면 반드시 체크하며 읽자.
2. 요건과 효과, 원칙과 예외, 관계와 예시. 법학에서 이 지점들을 정확히 독해해내야 한다.
3. 케이스가 분류된다면, ‘시간을 써서라도’ 요건을 정확하게 파악하자.
# 인문/철학
1. 학자들의 말이 paraphrasing되면 파편화시키지 말고 하나의 의미요소로 묶어서 처리하자.
2. 학자들 간의 비교-대조는 철저하게 해주자. 특히 비슷하면 비슷할수록 차이점, 공통점을 정확히 처리하자.
3. 비판-반박의 구성이 나올 때는, 주장의 어떤 지점을 어떻게 공격하는지 살필 것.
# 생명과학
1. 결국 세포/기관 등의 이름, 반응의 이름, 내부/외부 등의 정보로 장난친다.
2. 인-과를 정확히 구분하고, 과정의 정보를 정확하게 처리해주자,
# 기술
1. 기술의 목적을 서두에서 정확히 파악하고, 이게 어떻게 완료되는지 파악하는게 핵심임을 잊지 말 것!
2. 구조가 나오면 그림 등과 연결짓거나, 가볍게 그리면서 보는 것도 좋다,
3. 과정은 끊어가며 정확히 처리하자.
4. 문제점이 제시되면 ‘문제의 원인’을 해결책이 어떻게 완화/제거하는지 살필 것
(문항 체크 시 거시적 태도)
# ~의 이유를 묻는 경우: 지문을 읽으며, 주변과의 유기적 연결을 통해 이유를 파악하고 지나갈 것. 법학의 경우에는 ‘법학의 목적’, 경제나 기술의 경우에는 ‘문제의 해결 방안’등이 자주 제시됨
# ㉠-㉡ 등이 제시되는 경우: 비교-대조가 제시되는 경우가 많으니, 애초에 잘 비교-대조하며 읽어줄 것
# 주제 통합형 지문: (가) set의 문제를 다 털어낸 후 (나) set로 넘어갈 것
# 내용이 추가되는 보기가 나오는 경우: 지문과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지문의 새로운 문단이라 생각할 것
정도인 것 같습니다. 제 말이 모두 정답은 아니겠지만, 저는 이 방법들로 대부분의 평가원 지문들을 뚫어낼 수 있었습니다. 앞의 글에서 말씀드린 미시적 태도 정립이 끝나고 나면, 거시적 태도 정립을 위한 노력을 수능 전까지, 꾸준히 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렇다면 거시적인 태도 정립을 위한 학습은 어떻게 해야할까요? 일단, 저는 제재별로 지문들을 모아서 한 번에 쭉 풀어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모아서 보면, 분명히 평소에는 주목하지 않았던 요소들이 반복된다는 점을 알 수 있을 겁니다. 그 요소들을 모아서 정리해주세요. 새기분 등의 강의를 활용하여, 제재별로 핵심적 독해 Point를 정리해도 좋습니다. 그런 요소들을 통해서 우선은 본인의 행동강령에 대한 ‘가설’을 세워보세요.
그리고 다시 지문들을 풀어보며, 그 ‘가설’을 통해 지문들을 일관되게 뚫어낼 수 있는 방법인지 체크해보시기 바랍니다. 이 과정에서 본인의 행동강령이 정교해지고, 잘못된 부분이 수정되고, 보완될 겁니다. 이 학습은 본인이 제재별 지문을 읽는 태도가 흐트러진다고 생각할 때마다 반복해주시면 됩니다. 저의 경우에는 마지막 2주 동안에는 하루에 한 제재씩, 의미있다고 생각하는 지문들을 정주행하면서 행동강령을 다시 점검하고, 정리했습니다.
제가 공부했던 방법을 소개해드리자면, 저는 올해 여름에 강민철 선생님의 새기분 강의를 수강하며 거시적인 행동강령들을 정리했습니다. 챕터마다 한 제재를 심도있게 분석해주셔서, 강민철 선생님의 행동강령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서 배운 내용들에, 제가 생각하는 점들을 덧붙여 더할 것은 더하고, 뺄 것은 빼 저만의 행동강령을 만들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제재별로 의미있는 평가원 기출문제들을 수도 없이 반복해서 살펴봤습니다. 평가원 기출을 반복해서 보는게 중요한 이유는, 이렇게 모아서 보면 볼수록 본인의 행동강령이 더욱 명확해지기 때문입니다.
지난 글부터 계속 강조했지만, 국어영역, 그 중에서도 특히 독서와 문학은 평가원 기출을 학습하는 과정이 가장 중요합니다. 제가 말씀드린 학습방법들을 통해 조금이라도 도움을 얻고, 기출 문제들을 학습하는데 도움을 얻으면 좋겠습니다. ‘거시적 행동강령’에 대해서는 몇 편의 칼럼들을 더 써서 제재별로 모두 분석하고, 정리해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 본체만채! 였습니다.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자유롭게 쪽지와 댓글을 통해 질문주세요~ 다음 칼럼에서 또 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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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국어 지문을 어떻게 읽을지 명시적으로 설명하지 못해서 학생 가르칠 때 힘들었는데, 님 칼럼 보면서 이렇게 가르쳐야지!라고 생각하게 되는 거 같아요. 감사합니다!
너무 유익하네요 선생님
삭제하지 말아주세여..ㅎㅎ
저번 칼럼에서 김승리 산생님의 올오카랑 강민철 선생님의 새기분을 모두 추천하신다고 하셨는데, 각각의 강의들의 차이점이나 특징, 장단점같은 것이 있을까요? 그리고 두 강의의 성격이 비슷하다면, 두 강의 모두 듣는 것은 별로일까요?
대체만체
정말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