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븐4Answer [592707] · MS 2015 · 쪽지

2022-11-12 06:20:38
조회수 8,257

수능 후 과외를 생각하신다면 한번 보고 가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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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수능 끝나고 쓰려 했던 글인데 일하다가 잠도 안오고 하니 끄적거려 보겠습니다. 필요하면 나중에 재업할게요. 



제가 2014년부터 학생을 가르치기 시작했으니 사교육판에 뛰어든지도 10년차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곧 있으면 진짜 만으로 10년이네요. 


국시준비도 해야하는데 마통의 압박을 보고 퍼뜩 정신차려서 더 열심히 과외를 구하다 보니 벌써 지금 하는 과외만 6개가 되어버렸습니다. 국시 준비하면서 이것까지 하려니까 진짜 미칠 노릇이긴 한데, 학생 가르치는게 또 재밌다 보니 그럭저럭 힐링도 되는 느낌입니다. 


아마 공부 좀 한다 소리 듣는 분들은 수능 끝나고 대학 가기 전에 과외나 잡아볼까 생각들 하실겁니다. 그에 대해서 몇가지 조언 아닌 조언을 뚜닥뚜닥 해보고자 합니다. 


일단 과외에서의 대전제가 하나 있습니다. 이 판은 여자 선생님의 수요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그도 그럴게, 여학생은 여선생님을 선호하고, 남학생은 성별을 별로 신경 안씁니다. 수학적으로만 봐도 3:1의 파이죠? 거기에 학부모님들께서 가지신 약간의 고정관념 비스무리한게 있습니다. 여선생님이 좀 더 꼼꼼하게 챙겨주리라는 믿음 말이죠. 덕분에 과외 구인은 대부분 여선생님 위주로 이루어집니다. 몇 달 전에 불탔던 ㅂㅎ있죠? 그양반이 왜 그돈 받는지 궁금해 하신분 많으셨을텐데, 간단합니다. 여선생님 수요가 압도적으로 많아서 그래요. 비슷한 스펙의 남자였다면 절대 그 돈 못받는다에 제 손목 걸기는 좀 겁나니 옆에서 자고 있는 친구 손목 걸겠습니다ㅎㅎ


각설하고, 과외는 크게 두 가지의 종류로 나뉩니다. 본인이 시작하시려면 이 목적부터 명확하게 하셔야 해요. 

뭐냐? 내가 전문 선생으로 갈 것이냐/그냥 용돈벌이 부업으로 삼을 것이냐


전문 선생까지 가기를 원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고, 저 또한 이 길을 그렇게 추천하지 않습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다만 가장 큰 것은 사회적 시간이 다른 직종과 완전히 다르다는 점입니다. 남들 쉴 때 일하고, 남들 일할때 쉬어요. 이러면 인간관계의 풀이 매우 좁아집니다. 학원판에서 수천 땡긴 제 친구도 이 이유로 학원판 익절하고 그냥 대기업 들어갔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부업이자 용돈벌이로 과외를 구하는 사람일텐데, 앞서 말씀드렸듯 남자 선생님의 경우는 좀 더 많은 스펙이 필요합니다. 


가장 편한 방법이 지인 추천이죠. 이러면 학벌이 좋아야겠죠? 아니면 특정 과목 수능 성적이나 내신이 좋던가요.


학벌이 약간 어중간하다 이러시면 지역을 옮기셔야 합니다. 근처에 명문대가 있는 지역이다? 학벌 어중간한 초짜 강사를 써줄 사람은 아무도 없죠. 대전이나 서울 관악구 과외 시세가 개판난 이유가 궁금하시면 그 옆에 있는 대학교를 보시면 됩니다ㅋㅋ


학벌이 어중간해도, 남자라도, 이런 조건들 다 씹어먹을 방법이 있긴 합니다. 경력은 그 어떤 것도 씹어먹을 수 있어요. 

지인추천이 아닌 방법으로 과외를 구하고 싶으시면, 일단 학원 질문조교든 뭐든 본인 경력에 추가할 만한 것들은 다 하고 보시는게 좋습니다. 


아니 나는 그냥 부업으로 하고 싶은건데 경력이나 쌓으라고?? 네 어쩌겠어요. 남의 돈 먹는게 어디 쉬운 일이 있던가요. 


그리고 용돈벌이로 과외를 하고자 생각하는 분들이 하나 명심하셔야 할 것은, 최저시급이 올라가도 과외 시급은 그 상승세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차라리 다른 알바를 찾아보시는게 좋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건 사람마다 다릅니다. 좋은 학벌을 가졌음에도 과외할 때 드는 정신노동에 비해 시급이 짜다고 그냥 피씨방 알바 하는 친구도 있습니다. 반대로 제 동생처럼 과외 같은거 재미없어서 안한다고 카페알바만 주구장창 하다가 요즘들어 저한테 과외 좀 구해달라고 찡찡거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림도 없지. 수수료 왕창 떼가는 악덕 업주가 될 계획입니다ㅎㅎ


이상이 이제 과외를 구하기 전 생각하셔야 될 점들입니다. 



이제 과외를 어디서 구하는지 각각 장단점들을 좀 알려드릴게요. 

지인소개-뭐 이건 케바케라 더 언급할게 있나 싶네요. 

김X외-그나마 좀 잘 구해지는 시장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만 첫 달에 수수료가 좀 많에 떼이는데 이거 안내겠다고 꼼수쓰다가 영정먹을 가능성도 있으니 맘 편하시려면 그냥 수수료 내시는걸 추천드립니다. 

숨X-학생이나 학부모가 뭐를 원하는지 글을 쓰면, 어플에서 그걸 선생들에게 보냅니다. 선생들은 포인트 결제를 해서 거기에 견적서를 보내고 거래를 트는 방식입니다. 경력이 있는 사람이 절대적으로 갑입니다. 무경력자는 돈낭비에요. 

당XX켓-지역에서 과외 구하려면 가장 괜찮은 어플 중 하나가 아닐까 싶네요. 다만 지역에 명문대가 있다? 네 딴데 가십쇼. 그리고 이상한 학원같은데서 자꾸 문자오니까 되도록 kt 듀얼폰 같은거 깔고 다른번호 적어놓으세요. 

오르비 과외시장-저도 정회원 결제해서 이용하고 있는데 여기서 몇번 구하긴 했습니다. 다만 여기도 경력자가 절대 갑입니다. 

그 외 여러 카페 과외구인 게시판에 와드박아놓고 그때그때 구직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아니면 전단지 인쇄해서 붙이고 다니는 방법도 있고요. 마찬가지로 지역에 명문대가 있다면..


이렇게 쓰고 보니 결국 경력 없는 신입이 무언가 구하려면 지인소개 정도밖에는 방법이 안보이긴 하네요. 유병재가 가슴치면서 외치던 '나같은 신입은 어디가서 경력을 쌓냐!'는 과외시장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페이는 얼마정도 받느냐?

저는 기본적으로 생각하는 페이의 기준이 있습니다. 

보통 신입이 2~2.5정도 된다고 생각하고, 어느 정도 경력이 쌓이면 3.5정도까지 가능하다고 봅니다. 

시급이 5~6이상이다. 이건 진짜 그 과목 준비 하나도 안하고 책 하나도 안펴고도 강의가 줄줄 나오면서 킬러문제도 술술 풀 수준은 되어야 가능하다고 봅니다. 아니 이정도 안되면서 이 페이 받는건 사기라고 생각해요. 


초짜일때는 방법 없습니다. 최저시급 가깝게 굴러야죠. 다만 경력 좀 쌓이고 내가 봐도 XX원 정도는 받아야겠다 싶으시면 과외가 결렬되는 한이 있어도 그 돈 부르시는걸 권유드립니다. 돈이 진짜 급하신게 아니라면요. 

사람 심리란게 결국 내가 대우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느끼면 태업으로 이어지게 마련이거든요. 이러면 학생은 무슨 죄며, 본인한테도 손해 아니겠습니까. 


페이는 어떤 방식으로 받느냐?

보통 크게 시급과 월급으로 나뉩니다. 일단 가능하면 시급으로 바로바로 정산받으시는게 속 편합니다. 환불이네 뭐네 서로 얼굴 붉힐 일도 없고요. 

또 제가 월급을 추천 안하는 이유는 몇몇 학부모님들의 도 넘는 요구때문도 있습니다. 월급제로 하잖아요? 가끔 가다 보면 무슨 과외선생을 전속 교육노예로 부리려는 분들이 있어요. '선생님 이것도 해주세요, 저것도 해주세요'

시급제로 하면 그런 요구에 웃으면서 대응 가능합니다. '네 고갱님 이것도 해드리려면 이건 DLC니까 추가과금 하세용ㅎㅎㅋㅋㅈㅅ'


뭔가 더 쓰고 싶은게 많았는데 막상 쓰려니까 내용이 더 안떠오르네요. 나중에 내용 보강된 버전은 수능 끝나고 슬슬 과외 찾으실 시점에 올리는게 나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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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망가는 송민호 · 1161428 · 22/11/12 06:51 · MS 2022 (수정됨)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읽으면서 정말 공감도 많이 되고 귀한 내용이라 생각했는데 댓글이 생각보다 없네요 ㅠㅠ.

    정말 가치있는 글 적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수능 끝나고 한번 더 읽어봐야겠어요.

  • 아 그건 좀.. · 1115022 · 22/11/12 11:08 · MS 2021

    꿀팁중의 꿀팁 ㅇㅈ

  • Freal · 1171499 · 22/11/13 04:02 · MS 2022 (수정됨)

    추가로 몇 자 적어봐요

    일단 경력 있음에도 숨고는 정말정말 안 구해집니다,,,
    김xx 꼴받아서 최대한 안쓰려고 했는데 첫달 수수료 길게 보면 또 그렇게 크지도 않아요.

    글구 글 내용에 추가로, 과외를 구함에 있어서 '나는 어느 성적대에 어떤 성향을 가진 학생들을 보고싶다' 이거도 미리 정해놔야 편합니다. 안그러면 과외 진행하면서 정말정말 스트레스 많이 받아요.

    다행히 제 지역에선 가장 명문대라 올해만 남4여2 거쳐갔는데(한달 이상), 이상한 학부모/학생 널려있고 수동적인 아이들이 대다수이니, 본인이 성격상으로 뒷말 안나오면서 휘어잡을 자신이 없다? 안하는게 좋을거 같습니다.

    하지만 과외생들이 내가 직접 만든 풀이/야매개념 등등을 체화해서 쓰고, 몇 번의 시험 동안 상승세가 보이면 그만큼 뿌듯한 것도 없더라고요.
    (일례로 5월에 물리1 6등급 친구 9평 높2까지 끌어올렸는데 정말 좋더라고요. 제발 잘봐라 얘들아..)

    마지막으로 물론 오르비분들은 안그러시겠지만, 수업준비 대충 해오고 실력 없는 거 무조건 다 티납니다. 그런 마인드로 괜히 얼굴 붉힐 일 만들바엔 그냥 안하시고 다른 거 하시는 게 좋을 거 같네요.

  • 대학꼭가야하나 · 1177513 · 22/11/16 13:31 · MS 2022

    ㅇㅈ

  • 미노삼 · 1022533 · 22/12/28 15:35 · MS 2020

    이걸이제봤네 저도 작년수능 끝나고 성적표로 최저로 구르다가 이제는 이만원이된 대학도 없었었는데 재수여서성적표로 진짜 최저로 구른다 이거 goat.. 근데 1.5였은..